"아버지 건강 위해서라면 …" 간 이식한 계명대 양승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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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아버지 양경석(左)씨와 승영씨.

"아버지, 이젠 건강하셔야 해요."

대학생이 간 질환으로 사경을 헤매는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했다. 주인공은 계명대에 재학 중인 양승영(25.행정학과 3년.사진)씨.

식품제조업에 종사하는 양씨의 아버지 경석(48)씨는 5년 전부터 간 질환을 앓아오다 최근 간경화로 병세가 악화돼 병원을 찾았다가 간 이식 수술 외에 방법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를 전해 들은 아들 양씨는 "부모님께 받은 몸, 망설일 이유가 없다"며 수술을 위해 지난달 아버지와 함께 계명대 동산의료원을 찾아 입원 절차를 밟았다. 양씨는 지난 12일 동산의료원에서 15시간의 마라톤 수술 끝에 자신의 간 60%를 아버지에게 이식했으며, 수술 결과가 좋아 아버지의 병세도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법인 계명기독학원 신일희 법인 이사장과 계명대 이진우 총장 등 대학 관계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21일 양씨와 아버지 병실을 방문했다. 이들은 부자에게 격려를 보내고 쾌유를 빌면서 수술비에 보태 달라며 성금을 전했다.

계명장학재단은 한학기 전면 장학증서를 전달했고 동산의료원은 의료비 감면 혜택 등을 제공했다.

양씨의 효심을 접한 교수와 직원.학생 등 계명 가족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모금 활동을 전개해 1000여만원의 성금과 헌혈증서를 모아 양씨에게 전했다.

양씨는 "집이 부산이라 7년 전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한 탓에 변변히 챙겨드리지 못한 게 항상 맘에 걸렸다"며 "올해는 건강한 몸으로 아버지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돼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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