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중앙미술대전」을 보고…유홍준|「참신함」돔보인 소재선택·기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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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무리 민전이라고 해도 7년을 맞고보면 그 나름의 룰이생기기 마련이다.
좋게 말해서 성격있는 전람회가 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상투성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것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법은 아마도 공모전의 사명은 참신한 신인작가의 개발에 있음을 확인해가는 길일 것이다.
이번 공모전에 입선, 수상된작품들을 보면 심사위원들의 이런 배려가 역력히 보인다.
「참신한」것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수 있지만, 우선 소재의 선택과 그것을 표현한 기법에서 찾아내고 있는 것을 느낄수 있다.
요즘 그림에서 지하철이나 상품광고 이미지, 우리 주변의일상적 모습, 도시속의 퐁경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음은 80년대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경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며, 그것이 차분한 시각이 아니라, 의도적인 변형을 통해 낭만적열정으로 표현되고 있는것은 이움직임이 아직도 뜨겁게 진행중임을 말해준다.
따라서 이 젊은 작가들의 장대한 퍼레이드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 시대의 삶과 감각을 새롭게 인식할수도 있고 그 다양성에서 시각적 기쁨도 즐길수 있게 된다.
젊은 작가를 우려가 고귀하게 생각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기성에 물들지 않은 맑은 시각이고 의식이라고 생각할 때, 이와같이 감각적인 직접성을 밀고 나오는 젊은 작가들의 패기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두개의 대세작품중 양학부의『전철정류소』 는 시대감각과 의식을 탁월히 표현해냈지만, 버터냄새가 진하고,한국화부의 『휴월』 은 친숙감을 주는 표현법이 돋보이지만, 전체적인 울림이 약하다.
이것은 사실상 오늘의 우리 화단이 갖고있는 성향과 고민의 상징같은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돋보이게 한것은 지난 2년간 대상을 수상한 3명의 초대코너를따로 마련한 것이다.
공모전이1회용 스타탄생이 아니고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보여준다.
뜻만으로도 높이 평가될 전시다.
그리고 지난 1, 2년간 대상작가들에겐 많은 변모가 일어났다.
종래의 소재를 벗어나서 이일호는『내면의 소리』에로, 이청운은 『구석』 에서 『실향민 『에로, 장명규는 『허상의 인간』 에로 옮겨졌다.
그 모두가 인간의 이야기인 것은 80년대에 일어난 「삶의 미술」 이라는 정신의 한 반영일 것이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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