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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홍승만 변사체로 발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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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교도소에서 무기수로 생활하다 귀휴를 받아 나간 뒤 사라진 홍승만(47)이 29일 오후 4시 20분쯤 경남 창녕군 장마면 성지산에서 나무에 자신이 입고 있던 옷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1일 전주교도소로 복귀하지 않고 잠적한 지 9일 만이다.

29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홍은 지난 25일 오후 1시쯤 경남 양산 통도사 입구에서 경남 창녕의 한 사찰에 머무르고 있는 변모(78·여) 할머니를 만났다. 변 할머니가 길을 가다 넘어져 다쳤는데 홍이 도와주면서 알게 됐다.

변 할머니가 사찰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홍은 "절에서 며칠만 지낼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할머니는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다. 두 사람은 당일 오후 5시쯤 시외버스로 창녕 영산터미널로 도착했고, 택시를 타고 장마면 산지리에 있는 법영사로 갔다.

다음날인 26일 오전 10시 30분 홍은 법영사가 있는 서장가마을에서 200m 떨어진 성지산(해발 147m)을 바라보며 "등산가도 되겠다"며 올라간 뒤 종적을 감췄다. 변 할머니는 이 얘기를 사위(54)에게 전했고, 사위는 29일 오전 11시 2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당시까지 변 할머니는 함께 법영사로 온 홍의 신분을 모르는 상황이었다.

홍이 머물던 방에서는 A4용지 절반 크기의 유서 형식의 메모지 3장, 모자 1개, 파란색 티와 현금 80만원이 든 가방이 발견됐다. 메모지에는 "어머니 형님 누님 막내동생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00씨(펜팔 애인 이름) 먼저갑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다. 경찰과 교정본부는 홍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500여명의 병력으로 수색을 벌인 끝에 숨진 홍씨를 발견했다.

홍씨는 21일 서울의 형 집을 나온 뒤 청량리역으로 이동, 강원도행 열차를 탔다. 이틀 뒤인 23일 오후에는 강원도 동해시에서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부산터미널의 CC(폐쇄회로)TV에는 홍씨가 버스에서 내려 터미널로 들어 오고 계단을 올라 온 뒤 다시 터미널을 빠져나가는 장면 등이 찍혀 있다.

이후 홍씨는 24일 오전 11시30분쯤 울주군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 뒤 오후 12시26분까지 터미널 대기실에 한 시간 가량 앉아 있다 양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창원=위성욱 기자, 울산=유명한 기자 we@joongang.co.kr

*영상은 지난 24일 양산 터미널에 앉아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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