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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전 여는 조각가 민복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김구·윤봉길동상, 고대 4·18기념탑, 경복궁 명성황후 순국숭모비등 기념조각물로 널리 알려진 중진조각가 민복진씨(57)가 31년 만에 처음으로 작품전(현대화랑·22∼30일)을 연다.
『정말 부끄럽습니다. 발표를 하고자할 때는 여건이 허락되지 않았고, 발표여건이 마련되었을 때에는 좋은 작품이 없어서 차일피일하다가 이렇게 훌쩍 30년을 보냈읍니다.』
민씨가 조각계에 데뷔한것은 노부부를 다룬 인체조각 『무제』가 초입선한 53년 2회 국전. 만학으로 다닌 홍대2학년 때다. 그때만해도 본격적인 재료가 없어 비맞으면 망가지는 석고가 고작이었다.
작품제작에만 전념하겠다고 용단, 홍대교수직(58∼61년)을 내놓고 나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5·16후 기념조각 붐이 일어 대학시절 윤효중씨 밑에서 훈련받고 경험 쌓은 기념조각에 매달리다 순수작품할 시간을 뺏겼다는것.
79년 프랑스 르 살롱전(그랑팔레)에서 금상을 타고부터 「모자상」에 파고들었다.
『기계문명에 밀려 인간애마저 잃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때일수록 사랑과 평화로 충만된 세계가 필요하지요. 사랑과 평화를 대변하는 길은 「모자상」밖엔 없읍니다. 거기엔 「효」라는 우리의 미덕이 담겨있어 더욱 좋습니다.』
이런생각 때문인지 민씨는 이번에 출품하는 40여점의 작품중 90%를 「모자상」으로 만들었다.
이태리 카라라 현장에서 제작한 4점, 무주 대리석으로 만든 10여점의 돌조각과 블론즈 작품으로 주제의 단일성과 밀도 있는 조형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민씨는 국전초대작가·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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