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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이와 어미 소는 쌍둥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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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그러나 맞춤형 줄기세포 논문의 조작이 확인되면서 과거 영롱이가 태어났을 당시 일던 의혹이 다시 불거진 데 이어 미국 과학자들이 스너피를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롱이나 스너피 둘 다 황 교수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때 사용한 체세포 복제기술을 사용했다. 그러나 과학계는 둘 다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의혹의 핵심은 복제 방식을 속였을 개연성이 크다는 점을 들고 있다. 동물 복제 방식은 할구복제와 체세포복제 등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할구복제는 쌍둥이가 태어나는 원리를 이용한다. 즉 정자와 난자가 결합해 세포 하나가 둘.넷.여덟 등 2배수로 늘어날 때 그 세포 하나하나를 분할해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어 동물을 복제한다. 체세포복제는 정자와 난자의 결합 과정이 아예 없다. 핵을 제거한 난자에 복제 원본의 정자가 아닌 몸에서 떼어낸 세포를 집어넣어 동물을 복제한다.

두 복제 방법 중 체세포 복제가 훨씬 어려우며 최근 동물 복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복제양 돌리도 체세포 방식을 썼다.

영롱이가 의혹을 받는 부분은 복제 과정 중 체세포 대신 할구를 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즉 먼저 황 교수의 초기 주특기인 할구복제 방법을 써 복제소를 만든 뒤 그때 할구 몇 개를 냉동시켜 놓았다가 몇 년 뒤 그 할구를 체세포인 양 복제에 사용했다는 것이 과학계가 제기하고 있는 의혹이다. 황 교수는 1980년대에 일본의 한 대학에서 할구복제 기술을 배웠고, 95년 이 기술을 사용해 복제소를 탄생시킨 적도 있다.

이 기술에 따라 태어난 할구복제소와 나중에 체세포 복제인 양 복제한 소는 사실 쌍둥이 소다. 단지 몇 년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탄생한 셈일 뿐이다. 먼저 태어난 소와 나중에 태어난 소의 DNA 지문을 분석해 보면 똑같이 나온다.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과학자들은 황 교수가 쌍둥이인데도 불구하고 먼저 태어난 소를 복제 원본으로, 나중에 태어난 소는 먼저 태어난 소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한 것으로 둔갑시키고, 쌍둥이의 DNA 지문을 곧 체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는 증거로 활용했다고 주장한다.

영롱이의 지문 검사 결과는 보관되고 있지 않다. 황 교수는 "영롱이 복제는 세계 최초가 아니어서 논문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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