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 플로리다 → LA → ? … 최희섭 또 봇짐 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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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1일(한국시간) '빅초이' 최희섭(LA 다저스)의 운명이 또 한번 바뀔 전망이다.

다저스는 19일(한국시간) 거물급 내야수 노마 가르시아파라(32)를 영입했다. 가르시아파라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두 번이나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다. 문제는 다저스가 가르시아파라에게 최희섭이 플래툰으로 맡고 있던 1루수 자리를 보장해 주었다는 것이다. 최희섭이 아예 주전으로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레드삭스 감독 출신인 그래디 리틀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한 다저스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주전 유격수 라파엘 퍼칼, 3루수 빌 뮬러를 이미 영입해 내년에는 내야진의 밑그림이 크게 바뀐다. 유격수였던 세자르 이스투리스가 부상에서 회복되는 7월 이후에는 이스투리스가 2루로 가고, 4번 타자인 주전 2루수 제프 켄트가 1루로 자리를 옮기는 시나리오도 있다. 백업 1루수 최희섭이 가르시아파라-켄트의 벽을 넘어 주전으로 도약하기는 역부족이다. 이래저래 설 땅이 없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이미 18일 주요 논텐더(원소속 구단이 재계약을 포기하는 선수) 선수 후보 8명을 거명하며 최희섭을 포함시켰다. 다저스가 최희섭을 포기(방출)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은 최희섭이 쓸 만한 선수로 인정받은 것이다.

홈페이지는 데이비드 오티즈(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엑스타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논텐더 선수였다가 새로운 팀에서 복덩이로 변신한 선수들을 소개하며 선수와 구단에 모두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희망을 불어넣었다.

최희섭은 2002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한 뒤 플로리다 말린스(2003년), 다저스(2004년)로 팀을 옮긴 바 있다. 이번 겨울이 최희섭에게는 또 한번 새 팀을 찾아 떠나야 하는 시련의 계절이 되고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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