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와 국제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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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5월말 현재 경상수지 적자가 10억3천만달러에 이름으로써 벌써 올해 계획치 (10억달러)를 넘어섰다.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할 대목은 경제운용 계획상의 목표선을 넘어섰다는 사실자체가 아니라 하반기에 들어 이같은 수지구조가 개선 또는 호전될 소지가 있는가의 여부이다.
만일 지금과 같은 수입의 급증과 그에 따른 무역·경상수지 적자의 확대가 지속된다면 하반기 경제운용은 물론 수정5차 계획의 여러 목표들을 다시 수정해야할지도 모른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미리 대응하려면 하반기부터 총량정책의 조정과 강력한 경상수지 개선대책을 세워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행히 정부와 중앙은행의 이 문제에 대한 거듭된 관심표명이 있었고 하반기 경제정책의 중심 과제로 부각되어 있는 만큼 유효·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연말 수정된 5차 계획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올해의 10억달러 적자에서 출발, 해마다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오는 86년에는 4억달러의 흑자를 나타내도록 계획되어 있다. 이같은 국제수지 계획이 성공할 경우 당초 6백45억달러로 잡았던 대외채무잔액은 4백74억달러 선에서 억제될 뿐 아니라 87년 이후부터는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남겨 외채를 상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같은 장기계획은 무엇보다도 경상수지의 줄기가 되는 무역수지에서 출초를 낼만큼 수출수요가 늘어나야 할 뿐 아니라 국내저축이 GNP의 30% 가까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지금 문제되고 있는 국제수지 적자는 비록 그 성격상 경기와 관련된 단기현상이지만 경기회복의 초기단계에서 제대로 제어하지 못할 경우 경기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 아니라 장기적인 국제수지 계획에도 크나큰 차질을 빚어낼 공산이 크다.
현재의 국제수지 악화는 주로 경기회복과 관련된 수입의 격증과 연관되어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수입추세는 올해 경제운용계획에서 예상했던 증가율 11%를 훨씬 능가할 뿐 아니라 그 선행지표인 수입인증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빠른 선행지표의 증가 속도로 보아 하반기에도 수입이 누그러질 기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수출추세는 상반기중의 급속한 회복기세가 2·4분기 이후 현저히 감속기미를 보여 수입증가와 대조를 이룬다. 특히 해외건설의 퇴조와 함께 무역외 수지조차 불안한 현실에서 계속되는 수입증가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출확대가 여러 대외시장 여건으로 단기간에 대응하기 어려운 반면 수입격증은 국내정책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여지가 있는 부문이다.
현재도 지속하고 있는 안정화시책등 총량대책은 더욱 강화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대중적인 개별정책까지 신중히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원유·사료등 수입격증품목이나 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에너지자원 절약을 위한 여러 보조대책도 함께 준비, 하반기의 수입급증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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