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스마트 팩토리, 제조업 혁신 지름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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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두환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

산업현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공장 설비에는 센서가 부착돼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다. 스스로 제어하면서 제품을 자동으로 생산하고, 제품 불량이나 설비 고장 등이 일어나기 전에 상황을 파악해 문제를 해결한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가 만들어 내는 미래형 제조현장 ‘스마트 팩토리’의 모습이다.

 이는 근로자가 원료의 색깔을 보고, 혹은 모터의 소리를 듣고 경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던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숙련공의 역할을 센서·사물인터넷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이 대신하는 것이다. 개개인에 축적돼 있던 경험, 활용하지 못하고 숨어있던 정보들도 이젠 빅데이터라는 툴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향한 전 세계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독일은 산업현장을 스마트화하는 ‘인더스트리4.0 프로젝트’를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GE·IBM, 일본은 미쓰비시·후지쯔 등이 국제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은 기술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끼인 ‘넛 크래커’ 신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굴뚝 산업에 ICT 기술이 융합한 스마트 팩토리는 난국을 헤쳐갈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2020년까지 민관공동으로 제조 공장 1만 개의 스마트화를 추진하면서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은 선진국에 비해 뒤지고 있는 센서개발, 정보보안,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학계·정부·기업 등이 지혜를 모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더 중요한 것은 ICT 기업과 해당 산업체와 협업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ICT 지식과 해당 산업의 지식(Domain Knowledge)이 합쳐져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서로의 벽을 허물고 융합해야만 스마트 팩토리도 성공할 수 있다. 모두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최두환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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