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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노 '월말 결판' 뒤에도 승복 미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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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조사위의 이 같은 움직임은 황 교수와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이 16일 기자회견에서 각자 냉동 보관 중인 줄기세포를 배양해 각각 10일과 15일 이내에 진위를 검증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황 교수 등이 2005년 논문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의 관심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와 이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이 있는지에 쏠리고 있는 점도 예비조사를 건너뛰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달 말 나올 황 교수와 노 이사장 양측의 검증 결과에 따라 줄기세포 진위 논란은 물론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도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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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까지 진행 상황=현재 황 교수와 노 이사장 측은 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과연 제대로 만들어졌느냐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이를 가리기 위한 황 교수의 검증은 26일께, 미즈메디병원 측의 검증은 이달 말께 완료될 전망이다.

반면 서울대 조사위의 최우선 과제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진위를 가리는 작업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도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자체 검증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조사위원들은 황 교수 팀이 보유하고 있다는 줄기세포 5개와 미즈메디병원이 보관해온 2, 3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 검증 과정 등을 주도하고, 검증 결과에 따라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인지 판단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 줄기세포 검증=황 교수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가 모두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로 판명되면 원천기술을 보유한 사실은 확인되는 셈이다.

또 황 교수 측 5개는 '진짜'고, 노 이사장 측 두 개가 '가짜'라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황 교수의 주장이 힘을 얻게 되는 동시에 '일부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됐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 만일 황 교수의 줄기세포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가 모두 수정란 줄기세포 등 가짜로 확인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황 교수 측에서는 "모두 바꿔치기 됐다"고 주장하고 누가 바꿔치기를 했는지 밝혀 달라고 검찰 수사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황 교수 측이 원천기술은 분명히 있는 만큼 재연 실험으로 증명하겠다고 주장하며 재연 실험에 필요한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설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황 교수 측 5개는 가짜인 것으로, 노 이사장 측 두 개는 진짜로 판명된다면 황 교수 측이 2개를 11개로 부풀렸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게 될 것이다. 이 경우에도 황 교수 측은 누군가가 바꿔치기 했다고 주장하며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 예상된다.

◆ 재연 실험=줄기세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황 교수 측에서 재연 실험을 요구하면 서울대 조사위나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재연을 통해 성공할지를 판가름하기 어렵다. 서울대 생명과학부의 한 교수는 "재연 실험을 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는데, 필요한 난자와 연구비를 정부가 계속 지원해야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2005년 논문에서 황 교수 팀은 185개 난자에서 11개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어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고 주장했지만, 논문 자체가 의혹을 받고 있는 마당에 높은 성공률까지 재연될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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