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남아돌아 논을 밭으로 바꾸는 감반정책을 계속 추진해온 일본에서 쌀을 수입해야 한다는 절박한 논의가 제기돼 일본국내는 물론 걸핏하면 일본쌀을 수입해온 우리에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에서 처음 쌀 수입 얘기가 나온 것은 2월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사회당의 가와마따 의원이 『쌀이 모자라 수입해야 될 형편이라는데 정말이냐』고 따진데 대해 야마무라 농림수산상은 『수입을 않고도 절대 문제없으니 안심하시라』고 자신있게 답변함으로써 이때는 일단 넘어갔다.
그런데 28일 갑자기 『쌀 수입이 불가피해졌다. 한국 정부 등에 쌀 수입을 교섭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일본 조야는 큰 난리나 난듯 법석이다.
다른 곡물은 다 수입해도 쌀만은 남아돈다는 쌀 부자 일본에서 수입소동이 벌어진 북평에는 최근 2∼3년 이상 한파로 쌀 생산이 줄어든 것이 결정적 원인이지만 그 위에 어제까지 믿고있던 재고미가 농약성분으로 오염되어 있음이 밝혀진 때문.
일본의 연간 쌀 소비량은 대략1천50만t수준이다. 한편 83년의 쌀 생산량은 1천37만t으로 대략 13만t정도가 모자라는 상태였다.
일본 식량청은 82년도 이월분 10만t과 78년 대풍작 때 보유했던 고미에서 10만∼15만t을 방출하면 금년 단경기를 넘길 수 있다는 계산아래 수급에 자신을 표명했던 것.
78년에는 6백50만t의 쌀이 남아 둘아 우리나라도 80∼81년 두 차례 이 쌀을 도입한바 있을 정도였다. 현재 그 재고는 23만t정도가 남아있어 금년 단경기를 넘기는데는 차질이 없다는 것.
그런데 최근 후생성의 재고미 검사결과 인체에 유해한 질소성분이 57PPM이나 검출됨으로써 사정이 달라졌다.
질소성분은 구토·복통·정신착란·언어장애 등을 일으키는 등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WHO·FAO가 설정한 기준에는 50PPM을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결국 고미를 출하할 수 없게 되자 긴급히 수입할 것을 찾게 된 것인데 수입 선으로서 과거 여러 차례 일본쌀을 벌어간 한국에서 빌려주었던 쌀을 받아오자는 논의가 가장 유력하다.
한국은 72, 73년 2년간 빌었던 63만t을 현재 현금으로 상환 중이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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