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기획] 다~ 만났네 유명인 복제 인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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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복제가 진짜다 가짜다 말 많은 요즘, 아예 유명 인물들을 통째로 복제해 놓은 곳이 있어 새삼 눈길이 간다. 국내외 정치인 등 왜 복제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인물들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인기(또는 한때 하늘을 찌를 듯 인기를 누렸던) 연예인들이다.

이훈범 기자

*** 비도 보고 최지우도 보고

우선 서울 인사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14일 개막해 20일까지 선보이는 조각가 조정화씨의 개인전에서는 한류스타 비와 최지우.강동원.하지원 등 톱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코트로 만든 복제품이긴 하지만 실물과 너무 똑같아 마치 피부의 온기와 숨결까지 느껴질 것만 같다.

가수 비의 열혈 팬을 자처하는 정화씨가 '유 아 마이 선샤인(You are my sunshine)'이라는 주제로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비 조각상은 그를 소재로 한 네 번째 작품이다. 그녀는 지난해에도 키 185㎝로 비와 똑같은 조각상을 만들어 올 초 열린 비 콘서트 행사장에 전시하기도 했었다. 이번 비 조각상은 레게 머리에 검은 가죽 두건을 두르고 갑옷을 입은 채 칼과 방패를 들고 있는 기사 차림이다. 마치 온라인 게임 속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던 비가 모니터 밖으로 튀어나온 듯하다. 비의 파트너는 최지우다.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괴물을 물리치고 자신을 구하러 올 기사를 기다리는 청아한 공주 모습이다. 영화 '형사'에서 주연을 맡았던 강동원과 하지원도 영화 모습 그대로 나타난다.

정화씨가 연예인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는 이유는 뭘까? "잘 알려진 인물을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면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그녀가 연예인만 모델로 삼는 것은 아니다. 9.11 테러 직후 대피하는 뉴욕 시민들의 모습이나 남아시아 쓰나미로 피해를 본 인도네시아 이재민들이 배급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등 뉴스 속의 군상을 담은 부조 작품도 있다. 갤러리 아트사이드(02-725-1020, www.artside.net)

*** 한자리의 DJ·니콜 키드먼

2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월드왁스뮤지엄전'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밀랍인형 박물관이었던 미국 '무비랜드 왁스 뮤지엄(Movieland Wax Museum)의 밀랍인형들이 몽땅 자리를 옮겨 소개된다.

추억의 명화들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게이블과 비비언 리, '왕과 나'의 율 브리너, '닥터 지바고'의 오마 샤리프, '황야의 무법자'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내일을 향해 쏴라'의 로버트 레드퍼드와 폴 뉴먼 등의 밀랍인형들이 영화 촬영 당시 쓰였던 오리지널 의상, 소품들과 함께 전시된다.

또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 제니퍼 로페즈, 타이거 우즈 등 영화.스포츠 스타 인형 80점과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일본 유명 밀랍인형 제작사 마쓰자키 사토루 연구소에서 만든 박정희.김대중.노무현 등 전.현직 대통령과 배용준.장동건.이영애.보아.홍명보.박지성 등 국내 연예.스포츠계 인기 스타 인형 등 모두 111점이 전시된다.

특히 배용준과 비의 밀랍인형은 가슴에 정밀제작된 심장 박동장치를 넣어 가슴에 귀를 대고 들으면 심장이 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밀랍인형은 재료가 워낙 고가인 데다 숙련된 밀랍 조각가가 6개월 이상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개당 6000만~1억5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전시를 주최하는 ㈜미라클 S&E의 정원직 전시팀장은 "이번에 전시되는 밀랍인형들은 모두 2500만 달러(약 259억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으며 이중 30~40년 전에 만들어진 유명 영화의 밀랍인형들은 희소성으로 개당 10억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미라클 측은 이번 서울 전시회가 끝난 뒤 부산 또는 제주에 연건평 5000평 규모의 세계 최대 밀랍인형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월드왁스뮤지엄(02-562-8153, www.worldwaxmuse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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