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산직근로자 싱가포르에 첫취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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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나라의 생산직 근로자 3백20명이 싱가포르로 진출, 현지의 외국인 기업체에 취업하게된다. 이제까지 건설근로자·광부·간호원의 해외취업은 많았지만 생산직근로자의 외국진출은 우리나라인력해외송출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부는 23일 싱가포르의 냉동기제작회사 마리스와 타자기메이커 스미스코로나및 봉제회사 미예얀가멘트등 3개회사가 최근 각각 우리나라의 냉장고부품 조립공 1백명(남녀 각50명), 타자기조립여공 2백명, 봉제기능공 20명의 파견을 요청해왔다고 말하고 이들을 곧 송출키로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를위해 우리나라의 해외취업 알선업체인 고려해외인력개발(대표 조영훈·서울영등포동537)이 싱가포르의 3개회사와 인력공급계약을 체결토록했으며 고려해외인력개발측은 1차로 냉장고부품조립공 1백명을 선발, 출국준비를 마치고 싱가포르정부에 노동허가(비자)를 신청, 대기중에 있다.
노동부관계자는 이처럼 민간알선업체의 차원에서 싱가포르 현지법인과의 인력계약이 쉽게 체결된데대해 한국인근로자의 우수성과 근면성을 높이 평가, 한국을 「정규노동력조달국」으로 지정하고 한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장기체류·영주권발급등의 특혜를 준다 (중앙일보1월17일자 사회면보도)는 싱가포르정부의 「한국근로자 수입개방정책]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정부는 현재 국내실업자구제등을 위해 외국인근로자를 모두 정리, 91년까지 본국송환을 추진중에 있으나 한국을 비롯, 홍콩·자유중국·마카오등 4개국은 「정규노동력 조달국」으로 분류, 인력수급에 관한 협력을 확대키로 한바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번에 송출되는 생산직 근로자의 계약기간은 2년으로 기본급은 월30만∼48만원선이며 3개월단위로 상향조정된다.
기숙사와 중식은 회사측이 제공하며 왕복항공료도 회사측이 부담한다. 또 본인이 원할경우 연장근무도 가능하다. 마리스와 스미스코로나등 두회사는 각각 종업원 1천3백명, 2천7백명을 거느린 대기업들로 종업원 대부분이 홍콩·마카오등 인접국가의 근로자들이다.
고려해외인력개발의 관계자는 이들 회사는 이번 파견하는 한국근로자들이 근무성적이 좋을 경우 앞으로도 계속 한국인 근로자를 채용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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