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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 63빌딩이 명당 … 한화의 면세점 승부 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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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화갤러리아도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전에 가세했다. 3곳을 선정하는데 현재 7곳이 참여를 선언했다.

 한화는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여의도 63빌딩을 한화갤러리아의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23일 발표했다. 63빌딩 본관에 9900㎡(약 3000평) 규모의 면세점을 차린다. 빌딩 내 수족관·엔터테인먼트·식음시설(2만6400㎡·약 8000평)과도 연계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이 어우러진 쇼핑 명소로 키운다는 게 한화의 전략이다. 인테리어와 디자인 컨셉트를 ‘럭셔리로의 Departure Time(출발시간)’이라 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서비스산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김승연(63) 회장의 승부수다.

 이로써 한화는 대기업 몫으로 분류된 2장의 시내 면세점 카드를 놓고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SK네트웍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나머지 한 장은 중소기업 몫인데 현재까진 유진기업만 참여를 선언했다.

 관세청이 주관하는 이번 입찰은 6월 1일까지 신청을 받아 7월 초에 최종 사업자를 발표한다. 2010년 4조5000억원이었던 국내 면세점 시장은 지난해 두 배 가까운 8조3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시내 면세점은 공항 면세점에 비해 입점료 부담이 덜해 유통 대기업들이 이를 악물고 이번 입찰에 뛰어드는 배경 이다. 한화가 63빌딩을 카드로 내세운 것도 웬만한 후보지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서울 시내 부지들을 검토한 끝에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와 관광 인프라 등을 고려해 63빌딩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 측은 63빌딩이 연 평균 320만 명, 일 평균 7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서울의 대표 관광지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중 9%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최근 3년간 63빌딩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평균 8% 증가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황용득 대표는 “무엇보다 63빌딩은 황금색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에게 서울을 대표하는 금색빌딩이라는 상징성이 크다”며 “명품관과 면세점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와 63빌딩 인프라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면 기존 아쿠아리움을 새롭게 단장하고, 시내면세점 가운데 유일하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화는 또 지난해 6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을 열어 국내 면세사업자 중에서 최단 기간에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제 관심은 면세점 최강자인 롯데가 어떤 후보지를 내세울지에 모아진다. 롯데의 경우 서울시내 면세점 6곳 가운데 3곳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세계가 명동 근처에 면세점을 오픈할 경우 영업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 이번 입찰에서 반드시 한 장의 카드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올해 말 소공동 면세점 사업권이 만료된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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