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패전은 참아도 배고픈건 못참아 … 전직 이라크장교 시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전직 이라크 장교들이 26일 미 군정의 군대해산과 임금 체납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자살 폭탄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라크 군 해산 조치에 항의하는 전직 이라크군 장교 2천여명은 이날 바그다드 중심가 팔레스타인 호텔 앞에서 "이라크 군대는 사담 후세인이 아닌 국민의 것" "80년 역사의 군대를 해산한 것은 모욕"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미군 측은 "이라크 국방부와 군대는 반드시 재결성될 것"이라고 설득,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폴 브레머 미 군정 최고행정관은 지난 23일 이라크 국방부.군대의 해체를 선포하고, 이를 대신할 '비정치적'군대가 곧 창설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전직 이라크군 장교 1백여명도 이날 시내 중심가에서 신속한 민간 정부수립.치안회복 및 임금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임금을 빼앗으려면 내 목을 치라" "이라크를 살리기 위해 죽을 각오가 돼 있다"는 극단적인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시내를 행진했다.

시위를 이끈 전직 장군 사에브 알 무사위는 "미 군정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다음달 2일은 이라크군.인민과 점령자(미 군정)들이 갈라서는 날이 될 것"이라며 "모든 병사들과 가족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항의시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대령 아흐메드 압둘라도 "입장이 거부되면 무기를 들 것"이라고 말했으며 전직 중령 지아드 칼라프는 "우리는 전투에 익숙한 병사들이며 순교 자원자도 있다"며 자폭공격 가능성을 암시했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