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구의 날, ‘지구 한계’ 분석 9개 항목 중 2개 항목 ‘빨간 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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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구의 날

오늘은 지구의 날, ‘지구 한계’ 분석 9개 항목 중 2개 항목 ‘빨간 불’

22일 오늘은 지구의 날 이다.

지구의 날은 환경오염으로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 생태계를 되살리자고 다짐하는 날이다. 지구의 날 행사는 1970년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올해가 45주년이 된다. 1990년부터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지구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오늘은 지구의 날을 맞아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지구의 날을 맞아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을 '제7회 기후변화 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지구의 날은 특히 생활분야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4400만 톤을 달성하기 위한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실천운동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오늘은 지구의 날을 맞아 46억 년의 나이를 가진 지구의 건강 상태는 어떤 수준인지 '지구 한계' 평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지구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구 한계'

과학자들이 내놓은 지구 생태계에 대한 종합검진격인 ‘지구 한계(planetary boundary)’ 분석을 보면 전체 9개 항목 중 2개 항목에 ‘빨간 불’, 다른 2개 항목에는 ‘노란불’이 켜졌다. 절반 가까운 항목에서 안전한 수준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지구한계는 안전한 수준(초록)과 위험 증가(노랑) 사이에 위치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구 한계’는 '스톡홀름 복원력(Resilience) 센터'의 요한 록스트룀과 호주국립대 윌 슈테펜 등이 2009년 제안한 개념이다. 지구 생태계가 도저히 원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는 문턱값(threshold) 또는 한계점(tipping point)이 있다는 가정을 바탕에 깔고 있다. 복잡한 지구 생태계에서 정확한 한계점이 어딘지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항목별로 일정한 범위를 정하고, 이 범위를 벗어난 경우 위험하다고 간주하는 것이 바로 ‘지구 한계’의 개념이다. 스톡홀름 복원력 센터 등은 2009년에 이어 지난 1월 지구한계에 대한 새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생물다양성 훼손과 비료 남용 '빨간불'

9개 항목 중 '빨간불'이 켜진 2개 항목, 즉 생물권의 통합성과 질소·인의 해양배출은 이미 지구 한계를 벗어난 셈이다.

생물권 통합 항목에서 핵심 내용은 생물다양성의 훼손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생물종의 멸종 속도는 과거의 10~100배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새로운 생물 종이 밝혀지기도 전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인류는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해 비료를 만들고,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질소산화물을 발생시킴으로써 지구 질소 순환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1950년 이후 전 세계 비료 사용량은 8배가 됐고, 1차 에너지 소비도 5배 증가하면서 바다로 들어가는 질소의 양은 4배가 됐다. 질소와 인이 들어가면 바다는 부(富)영양화되고, 적조 발생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기후변화와 토지이용 '노란불'

인류에 의한 기후변화와 토지 이용의 변화는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노란불’이 켜졌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대기중 농도의 경우 안전한 수준이 350ppm인데 현재 거의 400ppm에 이른 상황이다.

인류는 지구 표면 중에서 얼음으로 덮이지 않은 면적의 43%를 도시와 농경지, 목장으로 개발했다. 1950년 이후 도시 인구는 7배로 늘었다. 이 같은 토지 이용의 변화는 생물다양성의 감소로 이어지고 지구 탄소순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들은 "기후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고 인류의 문명이 태동했던 과거 1만 년 동안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변화가 지난 60년 동안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는 점점 더 살기 어려운 곳으로 바뀌고, 인류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양산성화와 수자원 용은 아직 '초록불'

반면 오존층 파괴 문제와 해양산성화, 수자원 이용 등 3항목은 아직 안전한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태양 자외선이 지구에 더 많이 도달해 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인류에게도 피부암을 일으키는 등 문제가 된다. 오존층 파괴는 몬트리올 의정서의 이행 덕분에 남극 오존홀이 점점 치유 되는 등 안전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해양산성화의 경우도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하면 바닷물 표층의 산성도가 30%나 증가했다. 산성화가 계속될 경우 껍질과 골격을 만들어야 하는 바다 생물의 경우 탄산 이온의 이용이 어렵게 돼 수산자원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수자원의 경우 기후변화와 토지 이용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게 되는데, 2050년에는 5억 명의 인구가 물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체 9개 항목 가운데 미세먼지 같은 대기 중 에어로졸 오염과 화학물질 오염 등 2개 항목은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료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동아시아의 경우 미세먼지 오염이 몬순 등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연간 80만 명이 조기 사망하기도 한다.

◇지구 한계 개념에 대한 반론도

지구한계 개념은 최근 유엔(UN)이나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이나 보고서 등에서 자주 언급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한계 개념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지구한계로 이산화탄소 350ppm으로 설정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지구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해서는 안 되고, 이를 위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데 바탕을 두고 있다.

하지만 350ppm을 유지한다고 해서 기후변화가 중단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이미 이산화탄소 농도가 한계를 벗어났다고 간주하게 된다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 자체도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면 지구 한계 개념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정책 결정자들이 인류의 안전을 확보하도록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오늘은 지구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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