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나오는 서울 … 현대적 느낌은 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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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어벤져스2’의 서울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인상깊지도 않았다. 애초 마블 스튜디오가 한국을 ‘현대적인 첨단도시’로 묘사하겠다고 양해각서까지 쓴 것에 비하면 평범한 모습이었다. ‘어벤져스2’의 제작진은 지난해 3월 30일부터 4월 14일까지 총 16일간 국내에서 촬영했다. 서울은 영화 중반에 약 15분가량 등장한다. 악당 울트론이 유전공학자 헬렌 조(수현)의 연구소에 들이닥치고, 이어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가 울트론을 도심에서 추격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우선 헬렌 조의 연구소로 나온 한강 위 세빛섬은 영화에서 가장 세련되고 미래적인 조형물로 포착됐다. 상암동 DMC 월드컵 북로의 빌딩과 거리도 현대적인 분위기로 잠깐 눈에 띈다. 하지만 마포대교, 강남대로로 이어지는 차량 추격신(사진)은 한글 간판을 제외하면 다른 도시와 차별화할 만한 특색이 없어 보인다. 전투가 격렬하게 벌어지는데다 장면 전환이 빨라 이곳이 서울인지 알아채기도 어려울 정도다.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고 군중이 보이지 않아 1000만 명이 사는 거대 도시의 역동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 배우 수현(29)은 제법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으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옥의 티도 있다. 지하철 2호선 액션 장면에서 지하철 내 의자 배치가 실제와 달랐다. 한국관광공사 등은 로케이션 촬영으로 4000억원의 홍보 효과를 예측하며, 마포대교를 전면 통제하면서 촬영을 도왔다. 뚜껑을 연 지금, 그 효과는 물음표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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