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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벌서 72명에 성세·견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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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주=특별취재반】평화의 사도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성하의 순례발길이 사랑과 희망·축복에 목마른 땅 광주를 찾았다. 교황성하의 방한 이틀째를 맞은 광주에서의 행사주제는 '화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하느님과 화해하며 자신, 그리고 나아가 이웃과 화해함으로써 새희망을 갖자는게 이날의 행사주제였다. 이날 광주 무등경기장에서의 성세와 견진성사에는 예수그리스도가 제자들을 파견했던 숫자와 같은 72명의 신자가 전국 교구에서 선출되어 성사를 받았으며 광주대교구의 6만5천 신자들이 참석, 축복을 받았다.

<광주도착>4일 상오9시30분 교황을 태운 전두환대통령의 전용기가 광주비행장 상공에 모습을 드러내자 사례지오 합창단의 환영의 노래가 비행장 가득히 울려 퍼졌고 영접인사들의 태극기와 바티칸기가 물결치듯 넘실댔다.
기내에서 윤공희광주대교구대주교의 영접을 받은 교황은 비행기에서 내리도 두손을 들어 환영인사들을 향해 답례.
이어 환영나온 김창식 전남도지사, 김락원교육감등 기관장4명과 성직자 18명들 22명이 일제히 박수를 보냈고 광주 사례지오여고 합창단이 환영의 노래를 부르는 동안한복차림의 사례지오국교 5년 김현신양(11)이 꽃다발을 교황에게 드렸다.
교황은 이어 환영객들에게 간단하게 수행원들을 소개하고 악수를 겸한 인사를 끝낸 뒤 미리 대기중인 포프스모빌에 탑승, 비행장을 빠져나와 군중집회미사가 집전될 무등경기장으로 향했다.

<거리마다 피킷>
거리-교황이 지나는 비행장∼대건신대∼유동삼거리∼가톨릭센터∼금남로∼도청앞∼광주역을 거쳐 무등경기장에 이르는 18.7km의 인도에는 10만 환영인파가 뜨거운 박수와 태극기·바티칸기·교황얼굴이 든 피킷등을 흔들어 열띤 환영을 했고 가톨릭신자들은 교황이 탄 포프스모빌이 지나가면 성호를 긋고 허리를 굽혀 경의를 표했다.
교황이 광주시내 중심가를 카퍼레이드하는 동안돌고개앞(인성고) 유동삼거리(송원고) 카톨릭센터앞(중흥고) 도청앞(공주농고) 동명로터리(동일실고) 광주역(광주고) 무등경기장앞 (조대부고)등에는 광주시내 8개 초·중·고교의 밴드와 농악대가 나와 성가·한국민요·폴란드신요·농악놀이등이 연주돼 교황의 광주방문을 더욱 인상깊게 했다.
교황이 호남의 웅도 광주의 심장부인 금남로를 지나자 전일빌딩·광주관광호텔등 10여개의 고층빌딩 옥상에서 오색 꽃가루가 쏟아져 내려 교황이 지나는 길은 온통 꽃가루 물결로 넘실거려 환영무드의 절정을 이루었다.

<새벽부터 입장>
미사-교황이 무등경기장에 입장하자 신자들은 "교황만세"를 외쳤고 교황이 운동장을 한바퀴 돌아 단상에 오르자 모두 기립, 10여분동안 박수를 보냈다.
관중들이 계속 환호하며 자리에 참석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사회자는 마이크로 "진정해달라"고 호소하기도.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전라도 제주도등 광주대교구의 55개 본당에서 모여든 신자 5만5천여명과 비신자 1만여명 등 모두 6만6천여명
경기장은 여신도들의 하얀 미사보로 눈에 덮인 듯 온통 흰빛으로 가득찼다.
신자들은 이른 새벽부터 본당별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 와 사례지오여고·신역전등에서 하차, 도보로 무등경기장까지 걸어 상오 6시부터 2시간30분동안 질서있게 입장을 마쳤다.
가장 먼곳에서 온 흑산도신자 1백여명은 하루전인 3일 목포에 도착 여관에서 하룻밤을 잔 뒤 광주에 오기도 했고 그밖에 수많은 역지도서에서도 신자들이 몰려들었다.
광주대고구내의 55개본당에서는 50일전부터 교황방문과 1백3위 시성·천주교전래 2백주년등을 기념하기 위해 기도를 계속했다.
교황이 미사를 집전할 높이7m의 제단주변은 8백여개의 팬지, 철쭉꽃 화분으로 장식됐으며 단상으로 오르는 계단중앙에는 붉은 카피트가 깔려있었고 제단위단상에는 대형촛불 5개가 밝혀졌다.
또 제되는 앞쪽 사제단석에는 미사가 끝난 뒤 영성체를 위해 예수의 살을 상징하는 밀떡이 든 성합이 1백40개 놓여져 있었다.
윤공희대주교는 무등경기장집회의 교황참석환영사에서 "오늘 교황님을 모신 이겨례, 이백성은 많은 가난과 고통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멀고 가까운 역사안에서 정치적·사회적·경제적 변천과 혼란을 겪으며 남다른 시련과 고난을 당해왔다"면서 그러나 수난의 어둠이 짙을수록 부활의 광명이 바로 눈앞에 왔음을 확신케해주는 것이며 교황께서 이 어둠을 밝혀주실 빛과 희망의 기쁜 소식을 가지고 오신줄로 우리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의 민 앞줄에는 장애자 특별석이 마련돼있었는데 1백여명의 장애자들은 누구보다도 더 열광했고 단상 양쪽에 마련된 복사소녀석에 3백여명의 어린이들이 한복차림으로 꽃술을들고 교황이 움직일 때마다 꽃술을 흔들어 환호했다.
신자들이 무등경기장에 입장할 때는 입구에서 금속탐지기로 세밀한 검사를 실시했다.

<소록도서도 전해>
선물-이날 교황이 집전한 성인입교 예식미사의 봉헌자는 모두6개조12명.
첫봉헌자는 광주신앙대회참석자를 대표한 박종수씨(45 치과의사)와 박아례씨(51 주부)로 이들은 제병(백자항아리)1점과 제주를 봉헌했다.
이어 광주교구 신자대표 이대기씨(32 회사원)-조화자씨(50 주부)조는 토산품인 죽세공예품을, 윤갑례씨(50 농업)-박상근씨(63 공무원)조는 동양화를, 그리고 전주교구 신자대표 전자석씨(37 전주교구청직원)-양선순씨(33 주부)조는 토산품인 태극선을, 제주교구 신자대표 오인순씨-이승국씨조는 돌하루방을 각각 봉헌했다.
한편 소록도 복지회관에서는 병자성당대표 황사포씨가 영적 꽃다발을, 관사 성당대표 정문옥씨가 칠보 접시세트를, 병원장 신정식씨가 동양화를, 정착촌대표 이경재신부가 꽃다발을 각각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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