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특별기 승무원 마우리지오 쿠티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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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교황을 모시고 3만4천km를 비행한 알리탈리아 항공특별기승무원들은 '교황은 가장 조용하지만 그 영향력으로 보아서는 가장 강력한 승객이었다'고 말했다.
DC-10기의 앞부분을 개조, 교황전용실을 맡았던 승무원 '마우리지오 쿠티노'씨(43)는 "17시간의 비행동안 교황은 혼자있는 시간이 많았으며 교황전용실에는 측근의 교황청주교들만 머물렀다"고 말했다.
'쿠티노'씨는 "알애스카 페어뱅크스에서 서울로 오는 도중 교황은 한국인신부와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전용실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다"면서 승무원들과 별다른 대화는 없었으나 "현재 비행하고 있는 상공이 어느 나라인가 "자주 물어보았다고 했다.
'쿠티노'씨는 "교황의 기내식은 특별식으로 알리탈리아 기내식 담당자들이 생선종류위주로 만들었는데 양은 많았으나 교황은 특히 소량만 들었다"가 말했다.
처음 교황을 모셨다는 '쿠티노'씨는 승무원들 대부분이 가톡릭 신자들이지만 교황은 교파를 초월한 분이므로 종교가 특별기승무원선발기준이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특별기를 조종한 기장'마리오 바톨로미'씨(54)는 "세 번째 교황을 모셨다"며 "교황을 모실 때는 긴장되지만 성하를 모신다는 영광에 항상 성스러운 일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마리오"기장은 KAL기가 피격당한 R-20항로를 비행할 때는 신경이 곤두섰다며 한국은 초행길이지만 알래스카 페어뱅크스공항일대에 약간의 비로 내렸을 뿐 전반적으로 날씨가 좋아비행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마리오'기장은 이탈리아 항공에서는 20년간 모두 1만5천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다.
'마리오'기장은 이번 교황의 기내식은 알리탈리아 항공기내 식당담당자들이 퍼어뱅크스까지 따라가 그곳에서 교황의 기내식을 특별히 만들었다고 전했다.

<엄주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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