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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만장일치 '박주영 신인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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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오른 박주영이 자신의 칸에 73개의 스티커가 붙은 득표 상황판을 짚으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2005 K-리그 부문별 투표 결과가 발표된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박주영(FC 서울)은 개표 시작 전 말쑥한 양복 차림에 밝은 얼굴로 나타났다. 그 외에 모습을 보인 후보는 아무도 없었다. 누구도 그의 신인상 수상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주영이 사상 최초의 '만장일치' 신인왕에 등극했다. 박주영은 2005 K-리그 신인상 개표에서 투표한 축구기자단 73명 전원의 낙점을 받아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상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신인상 투표에서 만장일치가 나온 것은 23년 국내 프로축구 역사상 최초다.

"(박)병규(울산) 형이나 (조)용형(부천) 형 등과 표가 갈릴 줄 알았다"며 개표 결과가 다소 의외라고 소감을 밝힌 박주영은 "현재 상황에서 월드컵 무대에 서리라는 보장이 없다. 내년 전지훈련에서 아드보카트 감독님께 눈도장을 받겠다"고 말했다. 올 6월 네덜란드 청소년(20세 이하) 세계선수권에서 맞붙은 적이 있는 스위스팀에 대해서는 "조직력이 강하다. 11명이 커튼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평가하면서도 "스위스가 밀고 나올 때 스피드를 이용해 뒷공간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감독상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장외룡 감독이 선정됐다. 35표를 얻어 우승팀인 울산 현대의 김정남 감독(34표)을 단 한 표 차로 제쳤다. 열악한 환경의 시민구단을 이끌고 창단 2년 만에 정규리그 통합 1위에 준우승을 차지한 능력을 기자들이 인정한 결과다. 우승하지 못한 팀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은 장 감독이 처음이다.

위치별(4-4-2) 베스트 11도 이날 발표됐다. 공격수에는 박주영(66표)과 K-리그 득점왕(13골) 마차도(울산.56표)가 뽑혔고, 미드필더에는 국가대표 '4인방' 이천수(64표.울산).김두현(54표.성남).이호(41표.울산).조원희(30표.수원)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수비수 부문에서는 조용형(45표)과 김영철(34표.성남)이 수상을 확정 지은 가운데 유경렬(울산).임중용(인천).마토(수원)가 똑같이 25표로 공동 3위에 오르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지 못했던 프로축구연맹은 우왕좌왕하다 전례를 따라 경기 출전 수가 많은 임중용(39경기)과 유경렬(32경기)을 수상자로 결정했다. 골키퍼는 포항 김병지(36표)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최우수선수(MVP)는 이 자리에서 발표된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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