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홍성농장 찾은 뒤 재입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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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는 이날 오전 5시40분쯤 강성근 교수 등과 함께 병실을 나와 오전 6시15분쯤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 수의대 연구실에 도착했다. 황 교수는 정장 차림에 깨끗이 면도한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황 교수의 연구실이 위치한 수의대 건물 6층 복도에는 황 교수의 제자 30여 명이 도열해 돌아온 스승을 맞았다. 이들의 표정은 침통했고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었다.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던 황 교수도 일부 학생을 끌어안고 흐느끼기도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수님, 힘내세요"라는 말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황 교수는 기자들에게 "환자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는 우리 연구실의 자랑스러운 연구결과로 대한민국을 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논문에 대한 서울대의 자체 조사와 관련, "전 연구과정에 대한 정밀 확인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흰 가운을 걸친 뒤 잠시 실험실에 들어갔다 연구실로 돌아온 황 교수는 이병천 교수 등으로부터 연구상황을 보고받았다.

황 교수는 이 자리에서 측근들과 서울대의 검증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7시45분쯤에는 양일석 서울대 수의대 학장이 황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으나 "황 교수가 휴식 중"이라며 이내 연구실을 나왔다. 양 학장은 기자들에게 "연구실을 너무 오래 비워 잠깐 출근하신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이 많이 안 좋아 오늘 중 병원으로 돌아가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오후 1시30분쯤 이병천 교수 등과 함께 연구실을 나와 충남 홍성군에 있는 양돈농장으로 향했다.

외투 차림이었고 안에는 초록색 실험복을 입고 있었다. 농장에 도착한 황 교수는 급히 장화를 갈아 신고 모자를 착용한 뒤 30여 분간 무균돼지 두 마리에 체세포 복제란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황 교수는 2002년 11월부터 이 농장에서 기른 돼지를 실험용으로 사용해 왔다.

현장에는 동행한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 등 연구원 6명과 취재진 몇 명이 있었으나 황 교수는 언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실험에 몰두했다.

황 교수는 실험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날 이식된 난자는 서울대 수의대에서 미리 준비한 것이다. 한 연구원은 "한동안 연구를 못하셨다가 오늘 아침에 농장에 가시겠다고 연락을 해왔다"며 "오랜만에 현장에 나오시니 기분이 좋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30분간 실험을 한 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 도착한 황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난 뒤 오후 8시쯤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했다.

황 교수의 입원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서울대병원 홍보실 관계자는 "황 교수님의 입원기간이 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신성식.김정수.박성우.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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