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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 신기남 손잡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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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주말 공식 출범한 '민주개혁 지도자회의'가 열린우리당 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의체엔 여당 내 개혁.진보성향 의원 60여 명이 참여했으며 장영달.신기남.이미경.이호웅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지도자회의 참석자들은 첫 정책토론회에서 "지금까지 여당이 스스로의 (개혁적)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했다"며 당의 실용주의 노선을 비판했다. 이호웅 의원은 "당의 정치노선이나 이념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면면을 볼 때 실용.보수 노선의 당내 모임인 '안개모'와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당내 개혁.실용세력 간에 본격적인 노선투쟁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다 큰 관심은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의 당 의장 선출과 이보다 한 달 앞선 원내대표 경선의 변수에 대한 설왕설래다. 이 모임은 열린우리당 창당 지도부를 이끌었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의 신기남 전 당의장이 주도했다. 여기에 김근태 복지부 장관이 주도하는 '민주평화연대'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당에선 김 장관과 신 의원이 정책적 연대를 명분으로 새로운 지도부 구축에 힘을 합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돈다. 이미경 의원은 "이 모임은 정파적 목적을 가진 계보 모임이 전혀 아니다"면서도 "우리의 주장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 1기를 이끌었던 '천.신.정' 연대는 완전히 해체된 것 같다"며 "김 장관계의 저변 확대와 신 의원의 권토중래 의지가 접점을 이룬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연말 당 복귀가 확정적인 정동영 장관 측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에 "당내 여러 성향의 의원들이 참여한 모임으로 안다"며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그는 "정 장관이 당에 복귀하면 '통합과 미래', 실사구시 등 새로운 비전과 노선을 가지고 당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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