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격추는 방자한 행동"|"한반도 평화 공동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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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경AP·로이터=연합】「레이건」미 대통령은 27일 작년9월 발생한 소련전투기의 대한항공(KAL)여객기 격추사건에 언급, 『이른바 신성한 영공이란 명분을 위해 2백69명의 무고한 인명을 희생시키는 방자한 행동을 우리는 저지르지 않는다』고 소련을 맹렬히 비난했다. <관련기사 3면>
북경에 도착, 하룻밤을 지낸 「레이건」대통령은 이날 낮 인민대회당에서 중공지도자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미·중공 영국은 모두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강점, 베트남군의 캄보디아 점령과 같은 군사적 세력 팽창주의를 규탄하며 한반도의 평화유지에 공동의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건」대통령은 중공에 대한 미국의 우의와 경제협력을 다짐하면서 중공을 위협하고 있는 중소 국경일대에의 소련군 증강배치를 경고했다.
「레이건」대통령은 『미국이 국방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것은 미국과 그 우방들에 대한 침략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것』강조하고 『미국은 어떠한 나라도 위협하지 않고 있으며 어떠한 영토도 점령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레이건」대통령은 또 자유기업활동과 민주주의 및 신에 대한 믿음을 찬양하면서 미국은 신앙과 자유로부터 막대한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레이건」대통령은 중공방문 첫날인 26일 저녁 국가주석 이선념이 인민대회당
에서 베푼 만찬에 참석, 미·중공의 정책 차이가 양국관계 증진을 방해하거나 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밝은 표정을 지은 「레이건」대통령은 또 『나는 중공 국민과 좋은 이웃이 되고싶어하는 미국 국민들의 진지한 바람을 대변하기 위해 중공에 왔다』면서 양국간의 지속적인 관계증진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레이건」대통령이 만찬연설에서 『양국간의 정책 차이를 속일수도 부정할 수도 없다』고 말한 것은 북경과의 관계증진을 추구하면서 대만에 등을 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이건」대통령은 26일 하오3시3분(한국시간)북경에 도착, 오학겸 중공외교부장의 영접을 받은 후 홍기리무진 승용차 편으로 천안문 광장에 도착, 약 1백만명의 북경시민이 운집한 환영식에서 21발의 예포 환영을 받았다.
환영식이 끝난 후 「레이건」대통령은 국가주석 이선념과 인민대회당에서 약35분간 미·중공간 정치·경제적 협력 및 견해차이 해소문제 등에 관해 환담했다.
【북경시사=본사특약】「레이건」미 대통령과 조자양 중공수상은 27일 상오10시30분(한국 시간) 인민대회당에서 제1차 회담을 갖고 한반도 긴장완화방안을 포함한 국제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레이건」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공의 측면협력이 빼놓을 수 없는 요건이라고 지적, 미국이 제안한 4자회담에 중공이 참가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에 한계가 있음을 강조해온 중공측이 이러한 미국의 기대와 외교상의 입장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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