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만한 줄기세포는 몇 개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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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사진 중복?
"하나의 줄기세포로 여럿 만들어"
"돌리 논문서도 일어난 단순 오류"

◆ "달라야 할 사진들이 같다"=일본의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9일 "서로 달라야 할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사진들 중 일부가 같은 사진인 것 같다"는 글이 올랐다. 올 5월 논문의 온라인 부록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들 가운데 5번과 10번, 4번과 7번 라인의 사진이 각각 같은 줄기세포의 다른 부분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사진 중복 의혹은 국내 네티즌들이 5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홈페이지 소리마당 게시판에 맨 처음 제기했다. 이들의 '숨은 그림 찾기' 결과 9-11번, 3-8번, 7-8번의 사진은 각각 하나의 세포 사진을 컴퓨터 그림프로그램(포토샵)으로 배율을 늘리거나 다른 각도에서 찍은 모습으로 변형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5-6번과 7-11번의 사진은 아예 동일한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 왜 문제인가=황 교수팀의 올 5월 논문은 연구에 사용한 난자 수에 비해, 그 난자들로 만들어낸 줄기세포 수가 지난해 논문 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핵심이다. 황 교수팀이 애초 사이언스에 발표한 줄기세포는 2-12번, 총 11개 라인이다.

그런데 국내외 네티즌들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줄기세포 3-4-7-8-9-11번 라인, 그리고 5-6-10번 라인이 각각 하나의 줄기세포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은 10일 "정말 믿을 만한 줄기세포는 몇 개인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황 교수팀 해명=강성근 교수는 11일 보도자료에서 "논문 작성과 심사 중 총 72개의 사진을 여러 차례 수정하다 발생한 오류"라며 "현재 사이언스, 그리고 이 사진들을 사이언스에 전달했던 제럴드 섀튼 박사 측과 함께 원인 규명 및 교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논문의 근간이 되는 환자 유래 줄기세포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사실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복제양 '돌리'의 네이처 논문에서도 사진 중복 문제가 발견돼 후속 자료로 수정된 바 있다"고 소개했다.

◆ 밝혀져야 할 것=사진 중복 게재가 누구 때문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현재 담당 연구원이나 섀튼 교수의 전달 실수, 사이언스 측의 편집 오류, 그리고 원천적인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DNA 지문 너무 유사?
"그래프 모양 똑같은 그림 많아"
"실제로 확대해 보면 같지 않다"

◆ "DNA 지문이 이상하다"=6일 BRIC 게시판에는 또 "DNA검사를 수없이 해봤지만 황 교수 논문 부록에 실린 DNA지문처럼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랐다. 같은 사람의 세포를 가지고 DNA 분석을 한다고 해도 숫자로 표시되는 결과나 그래프 피크(peak)의 위치는 100% 일치하지만, 피크의 모양이나 높이 등은 실험할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상하다는 의견이었다.

◆ 왜 문제인가=DNA 지문 분석 결과는 황 교수가 추출한 줄기세포가 진짜 환자에게서 유래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증거다. 그런데 이 데이터를 편집하거나 조작했다면 논문의 신뢰성에 큰 타격이 된다.

◆ 황 교수팀 해명=황 교수팀은 "실제 피크 모양을 확대해 보면 동일하지 않다"며 "일부 피크는 비슷해 보이지만 나머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전체를 봐야 구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밝혀져야 할 것=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려 현재로선 결론을 내기 어렵다.

DNA 검증 다르다?
"2번 줄기세포, 체세포와 불일치"
"만들어지는 과정 기록.사진 있어"

◆ "줄기세포 1개의 검사 결과가 논문과 일치하지 않는다"=MBC PD수첩 취재팀이 11월 황 교수팀으로부터 5개 라인의 줄기세포와 체세포를 건네받아 실시한 DNA 검사에서 유일하게 분석 결과가 나온 2번 줄기세포 DNA가 논문에 실린 환자의 체세포 DNA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 왜 문제인가=PD수첩 취재팀의 주장은 2번 줄기세포가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 황 교수팀 해명=강 교수는 "줄기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기록과 사진이 있다"고 주장했다.

◆ 밝혀져야 할 것=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확인 방법은 DNA 재검증이지만 아직 실행 여부가 미지수다.

특별취재팀=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신성식.김정수.이상복.이지영.박성우.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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