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이전될 미 첨단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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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은 지금까지 국방상의 이유로 일본에 넘겨주기를 꺼려했던 첨단기술을 최근에 공개, 이를 일본에 전달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립연구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샌디아연구소 및 로키트·레이저 개발로 유명한 로스앨라모스 국립연구소가 각각 일본장기신용은행과 함께 첨단기술 이전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밝혀졌다.
미국측은 일본에 신소재등 첨단기술을 넘겨주면서 미일양국의 공동연구를 실시, 일본기업의 특기로 되어있응 응용기술을 습득하겠다는 속셈이다.
로스앨라모스연구소가 일본에 공개할 기술은 1백90개 항목이며 샌디아연구소는 일본기업과 개별접촉을 통해 공개 기술항목을 결정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주요 기술이전항목은 「최신예 세라믹개발기술」「레이저 광선에 의한 바이러스 식별법」등이 있다.
미 뉴멕시코주에 있는 샌디아연구소는 4백개를 넘는 국립연구소중 가장 규모가 크며 연구원들만 8천명을 넘는다. 시설규모 3위인 로스앨라모스연구소는 군사기술로 유명하며 최근에는 의료기기·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및 생명공학분야에 전념하고 있다.
미 국립연구소의 연구는 군사기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외 민간기업에 대한 기술이전은 전혀 없었다.
일본의 장기신용은행은 80년이후 미 국립연구소의 미국 민간회사에 대한 기술이전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고 미국의 관계연구소와 긴밀히 접촉, 기술개방을 요청해왔으며 이에 대해 2개 미 국립연구소측은 미국의 국방정책등 국익에 어긋나지 않을 것과 양국의 기술진보에 도움이 돼야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이를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아 및 로스앨라모스연구소는 민간에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기관으로서 1백40개의 국립연구소들로 조직된 연방국립연구소조합의 지도적 지위에 있다. 이번에 2개의 연구소가 첨단기술을 공개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미일간의 분위기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2개의 연구소를 돌파구로해서 일본기업에 기술을 공개하는 미국의 연구소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기술이전의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개발된 기술이나 노하우 또는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일본기업이 미국내 첨단기술공업단지에 진출해야하며 이를 위해 단독진출하거나 단지안에 있 는 다른 기업에 대한 자본참가 또는 매수도 있을 수 있다.
이밖에 ⓛ일본기업의 기술자를 미국의 2개연구소가 받아들여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 하도록 하고 ②일본기업과 미연구소의 연구원교환 ③미연구원들이 일본기업의 콘설턴트업무담당 ④연구원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이를 기업화할 때는 일본기업들이 합작형식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하며 ⑤연구소에서 퇴직한 연구원을 일본기업들이 고용할 수 있도록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미 국립연구소가 일본기업에 첨단기술을 개방한 이유는 일본기업의 뛰어난 응용기술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첨단산업에 대한 기본이론이나 기초기술이 발달했지만 이를 응용해서 기업화하는데는 일본에 비해 약하다. 이 때문에 미일양국간의 연구스태프들을 교환해서 일본기업의 응용력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끔 되었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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