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 문화 격차를 좁힌다|대한민국 국악제 5월에 전주서 첫 지방공연|전국 신진 많이 기용, 새바람 일듯|민속악·창작국악·창극 등 총망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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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제4회 대한민국 국악제가 올해 처음으로 5윌1일부터 4일까지 지방도시인 전북 전주의 전북 학생회관에서 열린다.
한국문예진흥원과 한국 국악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 국악 제는 올해부터 서울과 지방에서 번갈아 실시된다.
총예산 4천여 만원의 이번 대한민국 국악제는 예년과 다름없이 정악·민속악·판소리·토속민요·창작국악·창극 등 국악 전반을 망라한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시향 전주에서 열리는 이번 대한민국 국악제의 특징은 우리 국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신진 국악인들과 지방 국악인들을 대거 기용한 것. 판소리 부문에서 부산의 송순섭, 경주의 정순임, 김제의 최난수, 전주의 이일주씨가 선보인다.
민요부문에서는 광주의 임향임, 완주의 나금주, 전주의 성준숙과 조소녀·이미옥, 그리고 제주의 양승옥, 예천의 권오환씨. 대령부문은 광주의 조창희씨 등으로 긍지를 갖고 지방무대서 지켜온 국악인들이다.
개막 첫날인 5윌1일은 서울 시립 국악 관현악단 (집박 박영안) 의 대취타 연주로 시작, 여창 시조의 독보적 존재인 김월하씨, 남창 시조의 정상 정강견씨 등 두 인간 문화재의 시조창이 있다. 서울 시립 국악관현악단 반추로 인간문화재인 김소희씨의 『지피중류』, 박동진씨의 『적벽가중 새타령』도 펼쳐진다.
2일은 명창판소리 연주회. 현존하는 판소리 5마당이 모두 선보이는데 박동진 남해성 조상지 최난수 이일주 송순섭씨 등 서울과 지방 명창들이 각기 자기 고장의 판소리를 소개한다.
3일 민속악의 향연은 이번 국악제중 가장 대중성을 띤 프로그램. 이색적인 것은 아직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제주도의 토속 민요와 경북 통영 농요가 선보이는 것이다. 정득만씨 등의 경기 입창, 김정연·오복녀씨의 서도 민요 등이 노래된다.
4일은 창조 『심청류백』의 특별 초청 공연. 국립 창극단이 지난4일부터 12일까지 공연한 작품으로 허규 연출, 정권진·오정숙·박후성씨 등이 출연한다.
올해부터 국악 제가 서울과 지방으로 나뉘어 해를 걸러 실시되는 것은 문화의 정수권을 나누고, 극심한 문화격차를 좁혀 지방 문화를 활성화시키지는 것이 그 목적. 최근에는 특히 전통 음악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만큼 국악제의 지방개최는 전국에 국악인구를 확산시키는데 한몫을 할 것이라고 국악계 인사들은 환영한다.
사실상 최근 2∼3년 사이 서울과 지방의 극심한 문화예술의 격차를 좁혀 보자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행해져 왔다.
국립 극장 산하 5개 공연 단체들의 지방순회 공연을 비롯해 KBS교향악단의 연주회와 KBS주최의 문화 행사 등이 비교적 빈번히 지방에서 열렸다. 김남윤 김형규 이경숙씨 등도 지방에서 음악회를 가졌고, 무용 발표회 등도 비교적 활발히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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