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가도(4)경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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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남은 11대선거에서 민한당이 철저히 버림받은 곳이다. 10개 선거구에서 단1명(신원식·김해)의 당선자를 냈을 뿐이다. 반면 국민당(3명)과 무소속(3영) 및 신사·민권·권농당(각1명)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당선자를 냈다.
이 같은 결과는 민한당의 공천이 잘못된 탓도 있겠지만 확실히 경남의 독특한 정치풍토에도 원인이 있는 것 같다.
혹자는 이를 과거 이 지역출신의 공화당에 김택수·구태회·이후락·박종규·김주인·민병권·최치환씨등 거물이 많았고 상대적으로 야당이 취약해 인적토양이 그렇게 형성된 것이아니냐고 풀이한다.

<거물급여당 많아>
이런 판세는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 3년간 민정당은 권익현 사무총장(산청)을 중심으로 10명의 초선이 안정을 다진데 반해 민한당은 여전히 패장의 교체와 인재발굴을 목전의 과제로 안고 있다.
따라서 12대 선거의 관심은 민한당이 어떤 용병술로 박토를 개간하느냐와 국민당과 군소정당 및 무소속의원의 수성여부에 쏠려 있다. 그러다보니 해금으로 민한당에 입당한 10대 신민의원 출신구를 비롯, 한 두곳을 빼고는 거의 전지역이 열전의 소지가 있다.
배명국 국회상공위원장(민정)과 김종하 국민당원내총무가 버티고 있는 진해-창원은 황낙주 전신민원내총무(민한)의 등장으로 전국에서도 가강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3자가 서로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시인하고 있다.
배의원은 최근 황씨 문중사람으로 사무총장을 교체하고 4년간 내리 국회상임위원장을 맡온 중앙정계에서의 비중을 앞세워 총력태세에 돌입했으며 김총무도 제3당의 원내사령탑이란비중으로 일찍부터 기반을 다져오고 있다.
황씨도 공백기간중 배·김의원에게 분산 흡수된 자신의 구조직을 복원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마산은 민정·민한당의 공천경쟁이 우선 주목되는 곳. 민정당 조정제의원의 재공천여부가불투명한 가운데 우병규 국회사무총장이 유력한 여당공천후보로 등장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조 의원·우 총장·백찬기의원(신사)이 모두 마상출신이라는 점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마고동창회는 하영기 전 한은총재를 새 동창회장에 옹립했고 박재규 경남대부총장을 미는 움직임도 있다.
민한당 쪽은 박민흠(현위원장) 김호일(전 민한당 정책심의실 차장) 김종중(전 신민) 씨등 3명의 마고출신이 공천을 노리고 있다.
현역인 백찬기의원은 자신의 지지기반인 부두노조를 발판으로 꾸준히 서민층에 침투중.

<3명이 고교동문>
최형우 전신민당의원이 규제에서 풀림으로써 울산은 야권지지표의 향방이 복잡해질 형국.아직 최씨의 정치적 거취는 불명이나 민한당의 심완구위원장은 『누구에게도 공천을 뺏길 수 없다』는 결의다.
만약 최씨가 민한당공천이 아닌 방법으로 나선다면 야권에는 11대 금메달의 이규정의원(권농당총재)과 심씨, 최씨간의 피나는 한판 승부가 예상되며 최씨가 민한당 간판을 업고나오면 민정·민한·권농당의 3파전으로 좁혀질 공산이 크다.

<30년아성에 도전>
고원준의원(민정)의 재공천여부는 알 수 없으나 이 지역출신의 정치근(전법무장관) 손영길(육사11기) 차수명(전상공부차관보)씨등이 나서리라는 낌새는 아직 없다.
「두병규」(안병규·조병규)의 진주는 민정당의 공천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노골적인 지역.전국구의 하순봉의원이 집요하게 안병규의원에게 도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간지 대량살포문제로 중앙당까지 떠들썩하게 했다.
11대선거 후 사실상 전의를 상실한 허병호위원장을 대신해 전국구의 양재권의원이 민한당의 공천을 기다리고 있고, 토박이 강춘성·김재천씨의 재도전도 예상되나 30년이상 경남에서만 공무원생활을 하고 도백까지 지낸 조병규의원(국민)을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충무-통영-거제-고성에서는 정순덕청와대 정무제1수석비서관이 민정당후보로 나올 것이 상식화 되어 있다.
조형부의원(의동·거제)과 해금후 민한당에 입당한 김동욱 전신민의원 (충무), 국민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최재구 전공화의원(고성) 간에 백중지세가 예상되며 신인 신현기씨(국민당전문위원)등도 뛰어들 태세.
대통경의 고향인 합천-고령-함안에는 현역인 유상호의원(민정) 대신 전경환새마을 중앙본무사무총장의 이름이 연초부터 부쩍 나돌기 시작해 관심. 전씨의 이 지역 출마여부는 차원높은 정치결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추측이 많고 오히려 최근 충남지사에서 자리를 옮긴유흥수 청와대 정무제2수석의 이름이 유력하게 나오기도 한다.
국민당의 조일제의원(함안)에게는 같은 문중의 조홍래씨가, 민한당 이태식위원장 (의령}에게는 김재현 중앙당총무부국장이 도전하고 있다.

<4명이 공천경합>
구 공화당지구당위원장을 지낸 권해옥씨와 고 이상신의원(구신민) 비서관이던 강석정씨 및 공정무씨도 뛸 채비를 한다는 얘기다.
창령-밀양은 신화식위원장, 손태곤·손정혁 전국구의원, 박일 전신민의원등 4명이 민한당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노태극의원(의동)에게 1백여표차로 분패한 신위원장의 설욕의지에도 불구,박일씨는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손정혁의원은 연하장을 2만장이나 돌렸다. 민정당의 신상식의원에게 신재기씨(수협이사·육사13기)가 공천도전을 한다는 미확인 소문도 있다.
이밖에 김해-양산(이재우·민정, 신원식·민한)에는 김동주(신사) 배정일(고금택수의원 비서)씨등이, 남해-하동(박익주·민정, 이수종·의동)에는 오동환(민한) 이두선씨등이, 산청-함양(권익현·민정, 임채홍·민권)에는 정영모(민한) 김상원(신사) 강종희씨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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