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커피 머신 택배'…에스프레소 머신도 우주 택배로 보내는 시대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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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엘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올린 드래건의 발사 장면]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무인우주선을 통해 ‘에스프레소 머신’ 배달에 나섰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14일 오후 4시 10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우주선 ‘드래건’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무인 우주화물선 발사 성공은 이번이 7번째다.

이번에 발사된 드래건에는 우주정거장(ISS)에 있는 이탈리아 출신 여성 우주인 사만사 크리스토포레티를 위한 에스프레소 커피메이커를 포함해 로봇 제작에 사용되는 합성 근육 등 과학 장비와 식량 등 2t 가량의 물품이 실렸다. 이 물품은 6명의 우주인들에게 제공된다. 외신들은 “우주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는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주 택배’가 안정적 궤도에 올랐다.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정거장에 짐을 실어 나르는 12번의 화물 운송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16억달러(1조 7500억원)에 달한다. 1번 배달 당 1.3억 달러(1424억원)에 달하는 비용이다. 로켓 발사 비용만 6120만달러(670억원)에 달해 세상에서 가장 비싼 택배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드래건의 추진체인 ‘팰컨9 로켓’ 회수에는 실패했다. 스페이스X측은 “추진체가 심하게 훼손된 채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현재 일회용으로 쓰이는 보조 추진 로켓을 회수한 후 재활용해 발사 비용을 500만 달러(55억원)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본격적인 우주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부터 3차례 추진체 회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바다 위 바지선에 추진체를 착륙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파손이 심했다.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우주정거장 화물수송선 발사에 성공한 최초의 민간 우주업체다. 지구촌 오지에 인터넷을 공급하기 위한 극소 위성을 개발하고 있으며, 10년내 민간 우주 항공기 개발을 통해 우주여행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구글은 스페이스X 프로젝트에 10억 달러(약 1조800억 원)를 투자했다. 한국 KT도 지난해 스페이스 X와 무궁화위성 5A호 발사계약(2016년 예정)을 맺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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