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성완종' 소용돌이 … 새누리 전패 위기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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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左), 문재인(右)

‘성완종 리스트’가 4·29 재·보선의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선거 초반 “잘하면 3석도 가능하다”고 낙관하던 새누리당에선 여론 악화로 인해 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반면 야권 분열로 고전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론조사에서 수도권의 상승세가 뚜렷해지자 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초 성남 중원과 서울 관악을의 선거 결과를 희망적으로 봤다. 여론조사도 뒷받침했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가 터진 뒤 나온 각종 여론조사는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가던 성남 중원과 서울 관악을에서 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을 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온 인천 서-강화을도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무성 대표는 사석에서 “지역일꾼론이 먹혀들며 4석 중 3석도 가능하다고 봤는데…”라며 망연자실해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당내에선 이번 재·보선뿐 아니라 내년 총선 전략까지 다시 수립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과 이날 재·보선을 책임지고 있는 이군현 사무총장, 이진복 전략기획본부장과 여러 차례 접촉하며 상황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15일 오전에 열리는 선거전략회의는 긴급상황 점검회의가 될 것이라고 한 당직자는 전했다. 사무총장과 1·2부총장, 전략기획 및 홍보본부장 등이 대상이다. 그러나 당장 뾰족한 돌파구가 없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연 것도 묘수를 찾기 위한 한 방도였지만 시원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관악을 지역 지원에 나섰다.

 반전의 기회를 잡은 새정치연합은 잔뜩 고무됐다. 전략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춘석 의원은 “서울과 수도권 판세에 이번 사건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곧바로 수치로 반영되긴 힘들지만 분위기상 오름세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 의원은 광주 서을 지역에 대해선 “광주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 등으로 분위기가 흐를 수 있어 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는 앞장서 성완종 리스트를 쟁점화하고 있다. 문 대표는 14일 세 번째로 광주를 찾아 조영택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문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를 보면 박근혜 정권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한 뒤 “이 정권의 부정부패와 불법 대선자금을 누가 심판할 수 있겠나. 조 후보를 선택해야 진실을 규명하고 이 정권을 심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지원 의원도 출범식에 참석해 “성완종 리스트를 보고도 광주시민들이 조 후보를 당선시켜 주지 않는다고 하면 과연 새정치연합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겠느냐”고 거들었다.

이가영·위문희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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