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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도 본다] 어떻게 이 공연을 안 보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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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어떻게 이 공연을 안 보겠나
네덜란드의 로열콘세르트허바우, 베토벤 교향곡 전곡, 지휘자 이반 피셔. 이 세 단어를 들었다면 지름신 내림을 받을 만하다. 고급스러운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무엇인지 보여줄 오케스트라, 작곡가를 완전히 이해하지 않으면 지휘봉을 들지 않는 지휘자, 그리고 역사상 많은 작곡가가 최고의 산으로 꼽은 베토벤의 교향곡, 그것도 전곡! 나흘간의 마라톤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명성에 맞게 티켓 값도 비싸지만 언제 또 열릴지 모르는 거대한 축제라는 점을 고려해보자.
◇로열콘세르트허바우 베토벤 교향곡 전곡=4월 20일 1ㆍ2ㆍ5번, 21일 3ㆍ4번, 22일 6ㆍ7번, 23일 8ㆍ9번, 모두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7만~33만원, 02-599-5743.

2. 베니스가 선택한 젊은 작가, 남화연
이탈리아의 초기 르네상스 화가 지오토(1267년경~1337)는 핼리 혜성을 보고 이를 ‘동방박사의 경배’에 그려 넣었다. 1980년대 유럽 우주 항공국(European Space Agency)은 지오토가 핼리 혜성의 과학적 드로잉을 남겼다고 보고, 역사상 최초로 핼리 혜성의 클로즈업 이미지를 촬영하는 어려운 미션에 지오토라는 이름을 붙인다. 혜성이라는 자연 현상이 종교적 믿음의 체계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유입되는 과정을 살피며 남화연(36)은 ‘보는 것에 대한 욕망’을 주제로 한 영상을 제작했다. 11분 32초짜리 신작 영상 ‘동방박사의 경배’는 남화연의 국내 첫 개인전 ‘시간의 기술’에서 볼 수 있다. 남씨는 다음달 개막하는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도 초청됐다.
◇남화연 개인전 '시간의 기술(Time Mechanics)'=6월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무료. 02-760-4604.

3. 임헌정이 국악을?
국내 지휘계의 굵직한 이름, 임헌정이 처음으로 국악 지휘에 도전한다. 국립국악기로 이뤄진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는 프로젝트다. 클래식 음악의 거의 모든 작곡가를 다뤄봤을 임헌정이 생전 처음 지휘해보는 국악기 연구에 골몰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다른 영역에 간 고수의 결과물은 무엇일까?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공연이다.
◇임헌정과 국립국악관현악단=4월 17일 오후 8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5만원, 02-2280-4114~6.

4. 이 수학적 아름다움을 보라.
이 조각은 일단 아름답다. 콩알만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수백 개가 반짝인다. 다가가 보면 점을 연결한 구리선들이 이루는 기하학적 구조를 볼 수 있다. 조각가 김주현(50)의 신작 ‘여분의 차원’이다. 위상수학, 토러스, 순환논리, 뫼비우스의 띠, 매듭 등 수학의 원리를 응용한 LED 설치들이 공간을 압도한다.
◇김주현 개인전 ‘나선연구’=5월 15일까지. 서울 자하문로 갤러리시몬. 무료. 02-549-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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