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기권 응급실에서 링거 맞은 김효주

중앙일보

입력

경기 중 기권한 김효주(20·롯데)가 응급실에서 링거까지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효주는 지난 12일 제주도에서 열린 KLPGA 투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1번 홀을 마친 뒤 기권했다. 강행군에 지친 김효주는 돌담에 털썩 주저앉을 정도로 힘이 없었다. 그는 '체력 저하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경기 진행 불가능'이라는 기권 사유서를 내고 대회장을 떠났다.

체력이 방전된 김효주는 인근 병원의 응급실로 향했다. 의사의 특별한 진단 없이 영양제 링거를 맞은 그는 휴식을 취하다 그날 밤 비행기로 집으로 돌아갔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쉰 김효주는 13일 오후 8시 비행기편으로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이 열리는 하와이로 떠날 예정이다.

세계랭킹 4위 김효주가 2012년 프로 전향 후 기권을 한 건 이번이 두 번째. 지난 2013년 6월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허리 통증으로 기권한 적이 있다. 몸을 추스린 김효주는 예정대로 롯데 챔피언십과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은 참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컨디션에 따라서 텍사스 슛아웃 대회는 건너뛸 수도 있다.

김효주는 지난 2월 26일 혼다 타일랜드 대회부터 9주 연속 출전을 예고했다. 지난 주 대회까지 6주 연속 대회를 치렀다. 지난해와 달리 태국-싱가포르-미국-한국을 거치는 일정이라 체력 저하가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김효주의 매니지먼트사는 “장거리 이동과 환경 변화, 시차 등으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경기를 하기 힘들 정도로 탈진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효주는 올해 처음으로 LPGA 투어에 합류해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미 JTBC 파운더스컵에서 첫 승을 신고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효주는 LPGA 투어 대회뿐 아니라 국내 대회(디펜딩 혹은 스폰서 대회)도 수차례 참가해야 돼 체력적으로 큰 부담감을 안고 시즌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롯데마트 여자오픈도 김효주의 스폰서(롯데)가 주관하는 대회라 건너뛸 수 없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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