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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6) 제80화 한일회담(165)-제네바 대표부 설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유럽을 순방 중이던 「크리스천·허터」 미 국무장관은 7윌21일 제네바에서 「보아시에」 국적위원장과 오찬을 하면서 북송을 논의한것으로 보도됐다.
요담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신은 「허터」장관이 국적의 북송협조를 조종했다는 어처구니없는 것이었다.
나중에 탐문한 바에 따르면 「허터」장관은 미국의 일관된 기본 입장을 밝힌데 지나지 않은 것이었는데도 일본측의 선전책등에 휘말린 외신들이 마치 미국측이 북송을 지지한 듯 오보를 낸 것이다.
이즈음 일본도 북송에 대해 매우 초조했던것같다. 「후지야마」외상이나 「이노우에」 일적 외신부장은 국적의 참여를 확신한다고 큰소리 치고 있었지만 유태하 주일대사가 「야마다」 외무차관및 「이세끼」(이관도침부) 아주국장, 그리고 「사와다」수석대표를 각각 21일과 22일에 만났을때 그들은 불안을 감추지 않았다.
「이세끼」국장은 『비공식적으로 얘기좀 해보자』며 『부산에 수감중인 일본어부들을 석방해 줄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극비」라는 단서를 달고 『그렇게 하면 일본국민들의 감정을 누그러뜨릴 뿐아니라 정부가 북송계획을 끝장내 버리는데 한층 용이하며 한일회담 재개를 위한 길을 트게될것』이라고 속셈을 밝혔다.
「이세끼」국장은 「야마다」외무차관이 임석한 가운데 이 같은 제의를 「비공식적」이란 단서로 말해 우리측의 반응을 탐지했다.
그는 『그 방안은 우리측에 만족스런것은 아니지만 일본인 감정을 부드럽게 하고 북송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제시된것』이라고 말했다.
「사와다」수석대표도 『「오꾸무라」주 스위스대사의 보고로는 국적위원 3명이 북송에 전격으로 반대하고 있으며 국적은 한일간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한일 간의 협정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유대사에게 국적동정을 알려주었다.
다시 말해 일본은 국적의 이 같은 불투명하고 모호한 태도와 미국측의 압력, 그리고 북한의 완고한 고집및 한국측의 강력한 반발등에 부닥쳐 북송에 대한 확신을 가질수가 없었던것같다.
일본과 북한측은 국적이 8윌6일 북송에 관한 가부를 결정한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북적은 7월22일 따라서 양적 간 협정이 8월5일까지는 조인돼야 하며 그렇지않을 경우 합의를 백지화하겠다고 일본측에 으름장을 놓았다.
외무부는 이즈음 국제기구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고 제네바에 대표부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대통령에게 건의해 21일 제네바 대표부를 설치했고 김용식 주불공사를 수석대표로 전보했다.
이대통령도 이같은 상황에 따라 24일 내가 이미 수차례 진언했던안을 시행토록 재가했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조장관과 나는 이날 우리안을 우선 「다울링」대사에게 수교해 미 측의 견해를 요망했다.
이에대한 국무성 훈령을 받은 「다울링」대사는27일 상·하오에 걸쳐 각각 조장관과 나를 예방, 미측중재안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은 △정말 무조건 한일회담 재개에 나설것인지의 여부 △의제가 전반적인가, 북송문제만 인가의 여부 △보상금을「정착금」이란 명목으로 한다면 받아들일지 여부를 우선 명백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무조건 회담재개가 아니면 재개된다해도 곧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회담이 재개된다면 국적도 일적·북적간 협정에 어떤조처도 취하지 않을것이며 일본도 회담진행동안 북적과 회동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미측은 우리 제안을 갖고 국적과 일본측에 대해 사전에 의견조정을 했음이 분명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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