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무도회·사내 밴드 공연·한의사 진맥 … 톡톡 튀는 송년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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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릴리의 올해 송년회에 등장할 인물들이다. 송년회는 5일 서울 삼성동 서울영업소 교육실에서 열린다. 한국릴리는 이번 행사를 '가장무도회' 형식으로 꾸며 진행하기로 했다. 저승사자와 처녀귀신으로 분장한 직원이 사회자로 나서고 랍 스미스 사장 등 경영진은 동화 속 주인공으로 분장해 송년회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재무.인사.홍보팀이 주축이 돼 준비하는 이 행사엔 전직원이 각자 잘 만드는 음식을 싸와서 나눠 먹기로 했다. 고깃집이나 술집에서 흥청망청하는 송년회를 지양하고, 최고 경영진들이 '망가져서' 한 해 동안 애쓴 직원들을 위로하자는 취지로 이런 송년회를 준비했다. 한국릴리는 또 1년간 가장 일벌레였던 사람, 살이 많이 빠지거나 찐 사람, 술자리에 끝까지 있던 사람 등 분야별 '시상식'도 열 예정이다.

송년회를 문화행사로 꾸미는 외국 기업도 있다. 펌프 회사인 그런포스펌프코리아는 9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공연장 '용(龍)'을 통째로 빌렸다. 전직원과 대리점 운영자, 주요 고객 등 500여 명이 극장 입구에서 뷔페식 저녁식사를 하고 연산군 시절 남자 광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이(爾)'를 단체 관람한다. 중앙박물관 문화재단 이사이기도 한 이강호 사장이 '문화적이고 품격있는 모임을 갖자'는 차원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독일 기업 지멘스는 지난해 송년회 때 한의사를 초빙해 직원들 진맥을 보기도 했다. 또 제약사인 한국스티펠은 2일 권선주 사장을 포함한 전직원이 워커힐 쇼를 관람했으며, 5일 열릴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연말 송년회에선 사내 밴드인 '렉스밴드'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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