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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폭탄'에 꽉 막힌 호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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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호남고속도 빙판길… 오늘 서울 체감온도 영하 20도
4일 광주·전남 지역에 30㎝가 넘는 폭설이 쏟아진 가운데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톨게이트 부근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서울로 향하는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5일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쳐 서울의 아침 체감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양광삼 기자

3일 밤과 4일 내린 폭설로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4일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이날 대설경보가 내려진 호남지역에선 호남고속도로 상.하행선 100여 km 구간의 차량 진입이 전면 통제됐으며 국도 일부 구간도 통행이 제한됐다. 전남도와 전북도교육청은 5일 아침까지 눈이 계속 내릴 경우 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교토록 각 학교에 긴급 지시했다.

◆ 호남고속도로 통제=한국도로공사 호남지역본부는 "4일 오후 4시40분부터 호남고속도로 상.하행선 전남 창평IC~전북 삼례IC 구간의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구간 나들목 14곳의 차량 진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들 주변 지역은 4일 밤 늦게까지 최고 30㎝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호남고속도로 광주톨게이트~백양사 휴게소 상행선 구간에 차량통제 전 이미 진입한 차들은 5시간 넘게 고립됐다. 평소 20여 분 걸리던 이 구간은 이날 오후 3시간가량 소요됐다.

이 구간 하행선도 차들의 거북이 운행으로 평소 20여 분 걸리던 정읍~백양사 구간이 1시간 넘게 걸렸다. 또 도로에서 장시간 서행하던 운전자들이 고속도로 휴게소로 몰려 백양사 휴게소와 주유소 등은 큰 혼잡을 이뤘다.

고립된 차량을 위해 고속도로 호남본부 측은 백양사 휴게소 등을 통해 식수와 음료수.빵 등을 전달했다.

광주톨게이트 앞에서 진입하지 못한 고속버스 등은 광주로 되돌아왔으며,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측은 이날 오후 6시쯤부터 매표를 중단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서울에서 출발한 고속버스는 평소보다 4시간 늦은 오후 7시쯤 도착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차량 통행은 5일 오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눈길 사고 잇따라=4일 오전 9시25분쯤 서울 독립문 고가도로에서 박모(37)씨가 운전하던 레조 승용차가 연세대에서 종로 방향으로 주행하던 중 맞은편 서모(50)씨가 운전하는 시내버스와 충돌, 박씨 등 두 명이 숨지고 심모(70)씨 등 두 명이 다치는 등 이날 서울 시내에서만 7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9시10분쯤 충북 충주시 이류면 중부내륙고속도로(마산기점 224km 지점)에서 경북 문경 쪽으로 가던 관광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길 옆에 전복됐다. 이 사고로 대학생 신모(26.경북 문경시)씨가 숨지고 유모(65.여)씨 등 승객 22명이 다쳐 충주 건국대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오전 7시8분쯤 전남 영광군 묘량면 서해안고속도로(목포기점 54km)에서 서울 방면으로 가던 관광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에 부딪힌 뒤 전복됐다. 이 사고로 결혼식장에 가던 승객 32명 중 나모(69)씨 등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이날 오전 8시10분쯤 전남 영암군 학산면 인근 국도에서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길 옆 논으로 전복돼 운전사와 승객 등 세 명이 크게 다쳤다.

◆ 항공기.여객선 결항=순간 최대풍속 23m의 강풍과 기상 악화로 김포.김해.대구 등과 제주를 오가는 왕복 200여 편의 항공기가 이날 운항하지 못했다. 제주와 내륙을 잇는 여객선도 해상의 풍랑경보로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포항~울릉도 간 여객선인 썬플라워호도 4~5m의 높은 파도로 이틀째 운항이 중단돼 관광객 30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서해 남부와 남해 동부 등의 전남 섬지역을 오가는 50여 개 항로 80여 척의 여객선이 운항하지 못했다. 광주 기상청 관계자는 "호남지역에는 밤 사이 5~2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대석.홍권삼.천창환 기자<dsja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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