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입구 청풍사에 야은 영정 모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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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충남금산은 널리 알려진 인삼고을. 산골짜기 구석구석 널려있는 상포를 가르며 무주로 가는 버스를 탄다. 25분 정도 가다보면 기리면 사무소 소재지를 못미쳐 길 왼쪽으로 야은 길재선생을 모신 청운사가 눈에 들어온다
충남 금산군 기리면 부이면
원래 기리였던 것을 불사이군한 야은의 높은 뜻을 기리기위해 부이로 고쳐 불려진 이 마을은 해평 길씨가 6백여년을 지켜온 터밭.
마을입구에 있는 청풍사에는 야은 선생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곳이 바로 그가 살던 옛터.
경북선산에서 태어난 그가 금주지사로 부임하는 아버지 원진을 따라 이곳에 와 살다가 31살때 인근 출신 중낭장 신면의 딸과 결혼한 것이 해평길씨가 이곳과 인연을 맺게된 계기.
금산군내의 사당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기도 한 청풍사 앞에 불이유허비와 백세청풍비가 야은의 고고한 절품을 전하고 있는데 선생의 절의가 백이·숙제와 같다하여 유럽에서 중국수양산에 있는 주자 친필의 백세청풍비를 그대로 모사해다 옮겨놓은 것.
이곳 길씨들은 일반 곡물농사외에도 7할가량이 호당 3백평가량의 인삼밭을 경작, 연간 4백만원수입의 안정된 살림.
부이마을은 음력9월 보름이 연중 가장 큰 명절. 각지에 흩어져 살고있는 길씨뿐 아니라 군내 유림대표등 3백여명이 몰려 청풍사에 제향을 드리는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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