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계 이면 또 하나 드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일본 집권자민당의 뉴리더의 한 사람으로 차기 총재 물망에 오르고 있는「미야자와」(궁택희일·64)전 관방장관이 호델로 유인돼 습격을 받고 입원했다는 뉴스는 오는11월의 총재선출을 앞두고 그의 거취가 비상한 관심을 끌어온 만큼 일본정가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경찰 조사결과 범인은 정계주변의 건달 비슷한 인물인 「히가시야마」(동산홍리·54·찰황시북구)로 일정계에 영향력이 큰 「릿쇼고오세이가이」(입정교성회)란 종교단체의 회장비서를 사칭해 사건 전날인 7일 「미야자와」씨에게 전화로 회장「니와노」(정야일경)씨가 뉴오따니호텔 3백86호실에서 만나고 싶어 한다고 유인, 8일 아침 약속대로 현장에 나온 「미야자와」씨를 습격했음이 밝혀졌다.
범인은 「미야자와」의원에게 1천만엔을 요구했음이 드러나 이번 사건에 당초예상 했던 정치적 배경등은 일단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외상·관방장관등을 역임하고 차기 수상을 바라보는 정계지도자가 종교단체 회장을 만나기 위해 비서의 전화 한 통화로 호텔까지 찾아다녀야 하는 일본정계의 숨은 일면과 「미야자와」개인의 은밀한 정치행각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될 뿐 아니라 오는 11월의 자민당총재 선출에도 심리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릿쇼고오세이가이」는 5백40만명의 신도롤 거느리고 있다는 불교단체로 회장 「니와노」씨는 종교를 배경으로 정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종교계의 대부.
자민당의 「다나까」파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가 작년여름 참의원 선거 때 자신이 미는 후보가 전국구 랭킹에서 하위로 처지자 연말의 중의원의원 선거 때는「스즈끼」파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끼」 파의 황태자인「미야자와」의원은 이 같은 배경 때문에 「히가시야마」의 함정에 곰짝없이 걸린셈인데 범인 「히가시야마」는 「릿쇼고오세이가이」 찰황교회회장의 동생임이 밝혀졌다. 【동경=신성순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