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로 뒤덮인 옛 전남도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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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부지 안에 있어 철거될 옛 전남도청 건물이 시민들의 소망 등이 적힌 대형 조각보로 덮여 있다. [양광삼 기자]

옛 전남도청 건물이 1일 대형 조각보로 뒤덮였다. 조각보에는 광주 문화중심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담겨 있다. '문화로 아름다운 광주를 만드는 시민서포터즈'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착공식을 앞두고 축제의 하나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시민 조각보 잇기를 연출한 것이다.

◆대형 조각보 잇기=시민서포터즈는 10월부터 서울 대학로와 광주 만남의 광장 등에서 문화중심도시 조성을 홍보하면서 가로 1m, 세로 1.5m 크기의 조각보에 시민들의 글과 그림을 받았다.

'문화가 떴네, 놀러 가자 광주로' '빛고을 광주여 영원히 …' '광주서 만납시다' …

유치원생부터 노인.외국인에 이르기까지 개인이나 단체로 5만여명이 1만여개의 조각보에 다양한 관심과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참가자들은 본인의 이름과 함께 'OO야 사랑한다' 'OO고 파이팅' 등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써 넣기도 했다.

시민서포터즈 측은 이 조각보들을 400~500장 단위로 이어 거대한 조각보를 만들고 이를 옛 도청건물에 씌웠다. 길이 60여m, 높이 10여m에 이르는 옛 전남도청 본관.별관.민원실, 건너편 23층 규모의 삼우빌딩이 보자기로 씌워졌다. 조각보는 이달 말까지 내 걸릴 계획이다.

이들 건물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의 핵심사업이 될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설 자리에 위치해 철거될 예정이어서 입주 사무실 등이 이주를 마친 상태다.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의 김호균 광주사무소장은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은 파괴되는 건물에 남은 시민의 기억과 상징에 대한 문화적 치유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반영해 조각보 잇기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기획단은 조각보를 카메라에 담아 아시아문화전당에 들어설 디지털 아카이브 전당에 보존할 계획이다. 조각보에 담긴 시민들의 생생한 '문화적 표현'을 먼 훗날에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민서포터즈 박현경(23)양은 "너무나 즐거워하면서 진지하게 참여하는 시민들을 대하면서 감동을 받았다"며 "조각보가 문화중심도시 조성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역량을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서포터즈는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이 문화중심도시 조성에 따른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3월에 만들었다. 현재 400여명이 활동 중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 축제=아시아문화전당 착공을 기념하는 문화행사가 광주시내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표 참조). 아시아문화전당 착공식은 7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다.

대통령 소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문화부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은 1~27일 아시아문화심포지엄.아시아인권광주포럼·아시아문화포럼 등을 연다.

또 광주 문화예술진흥위원회는 마을생활사 영상전과 시민문화공동체 프로그램 공연, 아시아 사진전 등을 27일까지 옛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에서 진행한다. 광주 문화예술진흥위원회는 올 초부터 국비 등을 지원받아 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의 하나로 사진.영상 자료를 수집하고 공동체 프로그램을 벌여 왔다.

천창환 기자 <chuncw@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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