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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한창 꽃봉우리(?) 터뜨리는 벚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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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벚꽃이 한창 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다. 오늘 여의도 벚꽃 축제가 시작되는 등 이번 주말 전국 각지에서 벚꽃 축제가 열린다. 대부분 지역에서 이번 주말 벚꽃이 절정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된다.

 기상청은 관측 나무를 기준으로 나뭇가지 한 묶음의 꽃봉오리에서 꽃이 세 송이 이상 완전히 피었을 때를 개화했다고 판단한다. 개화 후 만개까지는 일주일가량 걸린다고 한다.

 벚꽃을 비롯, 봄꽃이 너도나도 봉오리를 터뜨리는 요즘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봄꽃 사진으로 가득하다. 사진 설명을 보면 ‘꽃봉오리’ ‘꽃봉우리’, ‘몽오리’ ‘몽우리’, ‘꽃망울’ ‘꽃멍울’ 등 다양한 표현이 나오는데 어느 것은 맞고 어느 것은 틀린 말일까.

 ‘꽃봉오리’ ‘꽃봉우리’ 또는 ‘봉오리’ ‘봉우리’와 관련해서는 ‘꽃봉오리’와 ‘봉오리’가 표준어다. ‘봉우리’는 산에서 뾰족하게 높이 솟은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산봉우리’와 같은 의미다. 따라서 “마침내 대부분의 벚꽃이 봉우리를 터뜨렸다” “팝콘처럼 펑펑 터지는 왕벚꽃의 꽃봉우리가 상춘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처럼 꽃을 나타낼 때 ‘봉우리’나 ‘꽃봉우리’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봉오리’와 달리 ‘몽오리’는 ‘몽우리’가 표준어다. ‘몽우리’는 아직 피지 아니한 어린 꽃봉오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나무에 불이 붙은 듯 개나리가 노랗게 몽우리를 터뜨렸다” “철쭉이 곧 피려고 몽우리가 맺혔다”와 같이 쓰인다.

 몽우리와 같은 뜻인 ‘꽃망울’ 역시 ‘꽃멍울’이라 하는 사람이 있는데 ‘꽃멍울’은 ‘꽃망울’의 방언(사투리)이다. “봄꽃이 순서대로 꽃망울을 터뜨리면 좋을 텐데 한꺼번에 피니 금방 모두 져버릴까 안타깝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맺힌 것을 나타내는 ‘망울’과 ‘멍울’은 비슷한 말이지만 꽃의 경우 ‘꽃망울’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다른 것은 크게 헷갈릴 일이 없다. 꽃을 나타낼 때는 ‘봉오리’와 ‘몽우리’라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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