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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재산은 '불패' … 3년 새 1인 평균 3억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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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회의원의 재산은 ‘불패(不敗)’다.

 취재팀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의 국회의원 재산 변동을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다. 4년 동안의 재산 기록이 남아 있는 국회의원 270명(의원직 상실 등 제외)을 대상으로 했을 때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222명이었다. 10명 중 8명꼴이다. 의원들의 재산 평균은 2011년 23억1711만원에서 2014년엔 26억1870만원이 됐다. 1인당 평균 3억159만원씩 재산을 불린 셈이다.

 일반 국민의 재산 증가액과는 비교도 안 된다. 통계청에서 매년 실시하는 ‘가계금융·복지 조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민 평균 재산은 2011년 2억4560만원에서 2014년 2억7370만원으로 1인당 2810만원 늘어났다. 재산 증가액에서 10배(의원 3억159만원, 국민 281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재산 순서대로 줄을 세운 뒤 가운데 위치한 사람의 재산을 나타내는 ‘중간값’을 내 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보통 통계수치를 구할 때 양극을 제외하고 중간값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의원들의 재산 중간값은 2011년 9억7115만원에서 2014년 11억2153만원으로 1억5038만원 늘어났다. 반면 일반 국민은 1억3026만원에서 1억5453만원으로 2427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재산이 많이 늘어난 의원 10명을 살펴봤다.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 가격이 4년 동안 29%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국회의원 292명의 부동산 증감액 평균은 5802만원에 달했다.

 의원 가운데 재산 상승 폭이 가장 큰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이었다. 그의 재산은 3년 만에 848배나 늘었다. 25만9000원의 빚을 지고 있다가 예금이 늘어 2억2009만원이 됐다.

같은 당 김광진 의원도 재산이 -3459만원에서 4억8484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결혼하면서 배우자의 예금 등으로 4억원 넘게 재산이 늘어서다.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의원이 지난해 출판기념회를 했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011년부터 2014년 7월까지 19대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 개최 현황을 조사한 결과 192명의 의원이 279건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바로 이 출판기념회 수익금은 국회의원의 재산신고에서 누락되고 있다. 이를 포함하면 일반 국민과의 재산증가율 차이는 더 커진다.

 현재 출판기념회를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한 의원은 7명에 불과하다. 7명 중 소득액수를 정확히 신고한 의원은 새누리당 이명수, 새정치연합 주승용·이춘석 의원뿐이다. 이명수 의원은 2014년 재산신고에서 책 2권의 출판기념회로 각각 5000만원, 35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신고했다. 새누리당 김용태·이완영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동철·안규백 의원은 예금 증가 내용을 설명하며 급여 등과 함께 출판기념회를 기재했다. 하지만 출판기념회를 열었던 나머지 의원들은 수익금을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특별취재팀=강민석(팀장)·강태화·현일훈·이지상·김경희·안효성 기자 ms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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