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인스턴트식품 적게 먹고 오래 앉아 있지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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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움 소화기내과 김인숙 교수(오른쪽)가 환자의 대장암 여부를 검사한 뒤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식사·생활습관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최근 대장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대한암협회의 암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대장암은 위암·폐암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 사망 원인 3대 암으로 꼽힐 정도다. 의료 전문가들은 육류·가공식품 섭취 증가, 서구화된 식습관,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업무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차움 소화기내과 김인숙 교수와 함께 대장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대장암은 결장이나 직장 점막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소리 없는 암’으로 불린다.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2030년엔 우리 국민의 대장암 발병률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비만·음주·가족력도 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혈변이나 복통이 발생하면 대장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대장암은 대부분 모양·크기가 다르지만 작은 용종에서 시작해 크기가 커지면서 악성으로 발전한다. 종양성 용종이 2cm가 넘으면 암세포로 발전했을 확률이 40% 정도 된다.

 차움 소화기내과 김인숙 교수는 “종양성 용종이 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시경으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간단히 없앨 수 있어 75~90%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용종은 한번 생긴 위치에서 다시 날 수 있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조기에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종, 없앤 자리에 또 날 수 있어

대장암은 결장(맹장에서 직장 전까지의 부분)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항문에서 20㎝ 정도 부분)에서 생기면 직장암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예전에 결장암과 직장암의 발병비율이 비슷했으나 요즘엔 결장암이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대장암은 과거 중장년·노년층에서 주로 나타났으나 요즘엔 발병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음주 문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에서 찾고 있다. 대장암은 대장 안에 머무르는 음식물 찌꺼기에서 생긴 발암물질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육류와 가공식품이 소화될 때 생긴 발암물질이 대장 안에 있는 균과 만나 발효되면서 종양을 만든다는 것이다.

 대장암은 육류나 인스턴트식품 섭취가 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 통계연보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장암 발병률이 10% 이상 늘었으며 해마다 5.9%씩 증가하는 추세다.

 장시간 앉아서 보는 업무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앉아 있는 자세는 장으로 가는 압력을 높여 장의 연동운동을 방해한다. 그 결과 배변 활동력이 떨어져 음식물 찌꺼기가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발병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정기 검진으로 예방, 조기 발견을

대장암은 발병해도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소홀하기 쉽다. 김 교수는 “암 전조증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변비나 설사가 상당 기간 계속될 때,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질 때, 대변에 피가 묻거나 섞여 나올 때, 대변을 본 뒤에도 묵직한 잔변감이 느껴질 때 대장암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 염증성 장질환, 유방암·난소암·자궁내막암 등을 앓았거나 가족 가운데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 유전력이 있고 지방 섭취가 많다면 대장암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건강검진으로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차움에서는 대장암과 함께 국내 3대 사망 원인인 위암·폐암은 물론 뇌·심장질환, 성인병 등에 대해 질환별 특화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차움에선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발견하면 당일 용종 절제까지 가능해 검진 뒤 병원을 다시 찾을 불편도 없다”고 말했다.

글=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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