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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 특집 - 소중 도킹 프로젝트 ② 자동차] 운전 미숙, 교통사고 걱정 없이 스스로 달리는 스마트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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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공민우
글·그림=공민우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1년에 130만 명, 부상자는 5000만 명 정도입니다. 사고의 90%는 운전자 부주의가 원인입니다. 미래 자동차의 핵심은 바로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하거나 부주의로 생기는 사고를 예방하는 데 있습니다. 1985년 월간 소년중앙 1월호에 실린 컴퓨터 자동차는 현재 도로를 달리고 있죠. 그렇다면 30년 뒤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요.

2015년에 그리는 미래의 차는 ‘자율주행 자동차’

전방에 사람을 발견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멈춰선 모습.

최첨단 IT기술을 탑재한 지능형 자동차는 장애물 등을 미리 감지해 안전을 극대화합니다. 그중에서도 미래 자동차의 모습이라 예측되는 것은 자율주행 자동차입니다.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 스마트 자동차라고도 부릅니다. 현대모비스 지능형차량연구팀의 정태영 책임연구원은 “미래에는 운전자란 개념도, 운전면허증을 딸 필요도 없을 것”이라며 “대신 자율주행 자동차가 이런 요건들을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럼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는 미래를 한번 상상해 볼까요. 현관문을 나서니 스스로 주차장을 빠져나온 자동차가 대기 중입니다. 차에 타서 목적지를 말하면 음성을 인식해 자율 이동하죠. 목적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면 차는 스스로 적당한 공간에 주차를 하게 됩니다.

정 책임연구원은 “미래에는 자동차의 소유개념이 약해져 ‘카 쉐어링(Car Sharing, 한 대의 자동차를 시간 단위로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것)’이 보편화될 것”이라 말합니다. 언제든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으니 굳이 차를 살 필요가 없는 거죠. 결국 도로 효율이 높아져 교통 정체로 인한 시간 낭비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또 차량 안전을 위해 넓게 만든 차선 폭이 줄어들고, 도로 표지판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 어디까지 갔을까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가 핸들 등을 조작하면 주행 제어권한이 바로 운전자에게 넘어가게 돼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시험 단계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볼 수 있습니다. 정 책임연구원은 “2010년 구글에서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시험 차량을 처음 공개한 이후 자동차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현재까지의 시험 차량은 자율주행 중 운전자가 핸들이나 가속 페달 등을 조작하면 바로 운전자에게 제어권한이 넘어가게 돼 있습니다. 현재의 기술로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을 대비한 거죠. 그럼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려면 어떤 기술들이 더 필요할까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정한 자율주행은 4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인 특정 기능의 자동화는 현재 상용화됐습니다. 2단계는 기존의 지능형 기술을 통합한 것으로 주행할 때 다른 차를 인식해 자동으로 방향을 조종하는 기술이죠. 3단계는 부분 자율주행, 4단계는 통합 자율주행입니다. 시동을 켜는 것부터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하는 것까지 자율주행하는 거죠. 현재 구글에서 시험하는 차량은 3단계입니다. 3단계는 사고가 나면 운전자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운전자는 자율주행 중에도 항상 주변을 주시해야 하죠. 또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제어권한을 넘긴다고 알리면 즉시 받아야 합니다. 이 부분이 3단계와 4단계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르노삼성에서 만든 콘셉트 카 ‘이오랩(EOLAB)’. 탄소배출량(1㎞당 22g)이 적은 친환경 차로 1L에 100㎞를 주행할 수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을 뜻하는 4단계를 구현하려면 주행상황에 대한 360도 인식기술, 차의 위치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측위기술, 목표 경로를 추종하고 모든 주행상황에 대처하는 제어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센서는 물론이고 차량·인프라 간의 통신 기술, 컴퓨터 역할을 하는 제어 ECU(Electronic Control Unit) 기술, GPS보다 정확한 위성항법기술, 고정밀 디지털 지도 등이 필요합니다.

교통법도 개편해야 합니다. 통신으로 교통신호나 도로상황을 차량으로 전송할 수 있는 도로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죠. 또 자율주행 차량 보급률에 따른 연구도 중요합니다. 정 책임연구원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와 자율주행 차량이 혼재된 상황에서의 교통 흐름은 물론이고 범죄에 악용될 수 없도록 통신 보안에 대한 연구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985년 예측한 미래 자동차를 2015년에 살펴보니

1985년 길 잃을 염려 없는 컴퓨터 장치 | 차 속에 컴퓨터 장치가 있어 스위치만 누르면 자기가 가고 싶은 장소로 안내하는 장면이 화면에 나오고 현재의 위치도 표시된다.

1985년 3월 소년중앙에서 예측한 21세기 미래 자동차 기사. 당시 예측한 내용 대부분이 지금의 차에 상용화돼 있다.

2015년 대부분의 차에는 목적지까지의 정확한 거리와 진행방향, 소요시간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 설치돼 있다. 3D 전자지도로 건물과 도로, 산, 언덕의 높낮이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최근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화제다. 속도와 연료 잔량 표시, 길 안내 화면 등을 자동차 앞유리에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2003년 BMW가 처음 도입했으며 국내에서는 기아자동차 K9이 2012년에 선보였다.

BMW사에서 만든 전기차 ‘i8’. 날개처럼 위로 열리는 시저(Scissor) 도어가 달렸다.

1985년 레이더로 차 뒤쪽도 안전 | 자동차 안에 있으면 차 바깥 특히, 뒤쪽의 안전 상태에 소홀할 수 있다. 미래 자동차는 레이더가 장착돼 있어 뒤쪽에 장애물이 있으면 주의하라는 신호를 보내준다.

2015년 레이더는 차 뒤만이 아니라 앞·옆에 모두 장착돼 있다. 후방 사각지대 차량감지 시스템(BSD, Blind Spot Detection)도 고급차량을 위주로 확산됐다. 차 뒤의 범퍼 양쪽에 소형 레이더가 하나씩 장착돼 옆 차선 후방에 인접 차량이 있으면 운전자에게 경고음을 내거나 표시를 해준다.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 System)도 상용화되는 추세다. 전방에 급정지한 차량이나 보행자가 있을 때 레이더나 카메라 같은 센서가 충돌 방지를 위해 급제동하는 시스템이다. 또 신차에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핸들제어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법규가 논의되고 있다.

1985년 공기저항이 약해진다 | 교통수단에 공기의 저항과 마찰이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미래의 자동차는 공기저항을 최대한 덜 받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속도도 빠르고 연료도 절약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 일렉트릭에서 만든 전기 자동차 ‘SP:01’

2015년 각진 네모 형태의 자동차가 많았던 1980년대와 달리 2015년엔 공기저항을 줄인 유선형 디자인이 대세다. 공기저항을 100% 받을 때의 Cd(Coefficient drag, 공기저항계수)는 1.00. 저항이 없어지면 Cd는 0.01이 된다. 최근 출시된 대부분의 승용차는 Cd가 거의 0.30 이하(벤츠 신형 C클래스와 테슬라 모델S의 Cd는 0.24)다. 또 테슬라와 폴크스바겐에서는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여러 대의 카메라를 통해 후방을 관찰하는 차를 선보였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도움말=현대모비스 지능형차량연구팀 정태영 책임연구원·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 선우명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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