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1인자의 계보 … 그들을 어떻게 계보를 이었을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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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 1인자의 계보 [사진 한국기원]

한국 바둑 1인자의 계보가 화제다.

한국 바둑 1인자의 계보를 이어온 사람들은 누구일까.

‘한국바둑의 아버지’라 불리며 해방 직후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약 20년 간 1인자로 군림하던 조남철이다. 1956년에 시작된 ‘국수전’에서 우승한 후 9년 간 그 자리를 지켰고, 1958년 시작된 ‘왕좌전’에서 우승한 후 4년 연속 우승, 1960년에 시작된 ‘최고위전’에서 우승 후 7년 연속 우승 등 1960년대 중반까지 그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제1인자였다.

이후 조남철은 자신보다 스무 살 아래인 김인에게 1인자의 자리를 물려주었다. 1965년 ‘국수전’에서 조남철을 꺾고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1인자의 길을 걷는다. 국수 6연패, 왕위 7연패, 패왕 5연패 등 조훈현이 그의 뒤를 이를 때까지 ‘10년 간 30개 타이틀 획득’이라는 기전이 몇 개 되지 않은 당시로서는 대단한 기록을 달성한다. 그렇게 물려받은 자리를 김인은 그로부터 약 10년 뒤 열 살 아래인 조훈현에게 물려준다.

조훈현이 거의 모든 기전들을 독식하던 20여 년의 세월 동안 그는 그야말로 기록 제조기였다. 동갑내기 서봉수가 끈질기게 왕좌를 넘보았지만 ‘바둑황제’ 아성은 그의 제자 이창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누구도 무너뜨리지 못했다.

조훈현에게 서봉수가 있었다면 이창호에게는 유창혁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또한 이들 2인자들이 때때로 국내기전에서 1인자를 꺾거나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기염을 토했지만, 1인자와의 격차는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컸으며, 이창호는 한국바둑이 세계 최강이 되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그런 이창호를 왕좌에서 내려오게 할 인물은 새로운 1인자가 될 운명의 이세돌이었다. 한국 바둑계에 춘추전국시대는 없었다.

1인자들은, 마치 서로를 알아보기라도 한 듯, 다음 세대의 왕이 나타날 때까지 굳건히 왕위를 지키고 있다가 오직 왕이 될 인물에게만 그 자리를 물려주었던 것이다.

한편, 한국 바둑 1인자의 계보의 첫주자 조남철은 최초의 바둑교재인 위기개론을 출간하는 등 다양한 바둑책을 내 한국식 바둑용어가 정착하는 것에 이바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중앙일보
'한국 바둑 1인자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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