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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출신 찰스 리브킨 미 국차관보 "혁신의 핵심은 중소기업과 창업자들에게 있다"

중앙일보

입력

 기업인 출신인 찰스 리브킨 미국 국무부 경제ㆍ산업 담당 차관보가 한국의 창업자들과 만났다. 리브킨 차관보는 “창의성은 자원이 충분치 않은 여건에서 더 크게 발현된다”며 국내 창업자들을 격려했다. 또 "한미 FTA가 규제 장벽을 낮춰 더 나은 투자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 중인 리브킨 차관보는 2일 오후 6시 30분부터 약 1시간 30분간 서울 역삼동에 있는 창업지원기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스페이스에서 국내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미국의 어린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새서미 스트리트’ 시리즈로 유명한 짐핸슨컴퍼니 최고경영자(CEO), 유아용 TV쇼 ‘요 가바가바!’를 만든 애니메이션 제작사 와일드브레인 CEO 등을 역임하며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20년 가량 일했다. 오바마 정부에서는 주프랑스 미국대사 등을 지내다가 지난해 2월부터 국무부 차관보로 일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창업자 80여 명이 참석했다.

리브킨 차관보는 한국의 창업자들과 창업 열기를 높이 평가하며 “혁신의 핵심은 중소기업과 창업가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기적을 일군 아시아의 대표적인 나라로서, 한국 기업들이 전세계에서 업계의 표준을 만드는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많은 부분이 여전히 삼성ㆍ현대 같은 대기업에 의존해 있다”며 “전세계 경제에서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리브킨 차관보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한미 창업자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FTA를 통해 더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는 민간의 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워싱턴DC에서 내가 ‘미국을 선택하세요(Select USA)’라는 컨퍼런스를 열고 전세계 투자자들을 초대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우호적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해야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민간분야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미국에는 공식적으로 연방정부가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창의성이 중요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을 토대로 창업자들에게 창의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창의성이나 창의적인 생각은 자원이 풍부하고 여건이 좋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할리우드는 영화 제작환경이 부족할 게 없지만, 정말 창의적인 작품은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나온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 “창의적인 생각은 위계질서가 뚜렷한 환경에선 나오지 않는다”며 “그 누구에게서든 창의적인 생각과 가치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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