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경산학’이 등장했다.
경일대가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학교가 자리잡은 경북 경산시의 역사·지리·교육·관광·산업·정치 등을 망라하는 지역학인 ‘경산학의 이해’를 교양선택 과목으로 개설했다. 2학점이다. 행정학과와 문헌정보학과 1학년 등 23명이 수강을 신청했다.
강좌를 개설한 성기중 행정학과 교수는 “출신 대학 도시에 대한 자부심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 콘텐트화 능력을 기르는 게 목적”이라며 “대학 생활 4년을 보내는 지역이 졸업 후 제2의 고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수업은 강의실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달 27일에는 경산의 김유신 장군 유적지, 삼성현 역사문화관, 원효 출생지 등을 답사했다. 또 오는 6일엔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 윤진필 이사장을 초청해 지역산업 이야기를 듣는다.
경산학은 경일대 한 곳만 개설되지 않았다. 인근 대구가톨릭대와 대구한의대도 이번 학기에 동시 개설했다. 대구가톨릭대는 80명, 대구한의대는 사이버강좌를 포함해 150명이 수강 신청했다.
경산학 강좌는 성 교수가 2년 전 경산시에 제안하면서 추진돼 왔다. 12만 명 가까운 대학생들이 경산시와 어떻게든 관계를 갖도록 만들자는 취지였다. 잘하면 ‘홍보대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경산시는 강좌 개설 대학에 강사료와 답사 교통편 지원 등으로 화답했다.
지역학의 학과목 개설은 처음이 아니다. 충남 천안지역 7개 대학이 천안발전연구원과 함께 학과목을 개설한 게 7~8년째다. 벌써 1만명 이상이 학점을 이수했다고 한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답사 때는 수강생이 아닌 학생들도 참가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며 “앞으로 매학기 경산학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