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캐던 광명 폐광, 와인 향으로 채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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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길이 194m, 높이 3.5m. 폭 4~5m, 평균온도는 섭씨 11~12도. 1950~ 70년대 초까지 황금을 캐던 동굴이었다. 그러던 곳이 와인 저장고, 와인 시음소, 와인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다음달 4일 다시 문을 여는 경기도 광명시 가학광산동굴 얘기다.

 가학광산동굴은 일제 강점기인 1912년 처음 채굴이 시작됐다. 하지만 일제시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광복을 지나 6·25 전쟁 후인 55년부터 72년 광산이 문을 닫을 때까지의 자료만 남아 있다. 이 기간 나온 광물이 금 52㎏, 은 6070㎏ 등이다.

 이 동굴을 2011년 경기도 광명시가 사들여 관광용으로 단장했다. 처음엔 금을 캐던 광부의 애환이 어린 곳으로 꾸몄다. 그러다 와인과 관련한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와인을 보관하기에 적당한 온도를 연중 유지하고 있어서다.

 일단 다음달 4일 와인 시음회를 시작한다. 경기 안산시, 충북 영동군, 전북 무주군 등지에서 생산한 국내산 와인이 대상이다. 1000원을 내면 58종 중 두 가지를 맛볼 수 있다. 5월부터는 개인 와인 저장 서비스를 한다. 입회비 50만원에 연회비 80만원을 내면 20병을 보관해 준다. 이런 개인 와인 저장고(셀러) 228개를 만들었다. 셀러는 5월 초에 선착순 분양할 예정이다.

광명=임명수 기자 l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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