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책세상] '테레진, 희망의 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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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진, 희망의 노래/테레진 수용소 아이들 글.그림/다빈치, 9천2백원

프라하에서 6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대인 거주 지역 게토. 아우슈비츠로 가기 직전의 중간 기착지였던 곳, 테레진.

이곳에서는 한때 1만5천명의 아이들이 놀고 그림을 그리고 공부를 했다. 그러나 1945년 8월 소련군이 테레진을 해방했을 때 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은 불과 1백여명.

책은 아이들이 42~44년 이곳에서 남긴 시와 그림을 모은 것이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 모습이 아름답다.

독일 바우하우스 출신의 예술가이자 교사인 프리에들 디커 브란데이스는 겁에 질린 아이들이 안정을 되찾도록 미술 치료와 시 짓기를 테레진에서 가르쳤으며 아이들 작품 5천점을 테레진에 숨겨 놓았다고 한다. 그 중에 시 35편, 그림 63편이 책에 실렸다.

"이곳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었다/민들레는 나를 부르고/뜰의 밤나무는 가지를 뻗는다/하지만 더 이상 나비들은 보지 못했다/그 나비가 마지막이었다/나비들은 여기 살지 않는다, 여기 게토에는"같은 시와 그림물감과 색연필로 그린 테레진의 풍경 등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작품을 남긴 아이들의 생사를 같이 적어놓아 읽는 이를 숙연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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