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세진 윤 국방 … 장관 기자간담회에 첫 배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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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13일 새로 임명된 군 수뇌부와 함께 오찬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례적이다. 국방부 장관이 합참의장을 비롯한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참석시킨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육군참모총장이 국방부 장관보다 위세가 컸던 때도 있었다. 합참의장이 국방부 장관과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을 벌인 경우도 있었다. 현재도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은 각자가 대언론 창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이날 간담회는 군 수뇌부의 바뀐 분위기를 말해준다. 이는 윤 장관이 해군 출신임에도 군을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행사라는 지적이다. 현재 군 수뇌부 가운데 임기가 6개월가량 남은 이한호 공군총장을 제외하면 이상희 합참의장과 김장수 육군총장, 남해일 해군총장, 이희원 연합사부사령관, 김영한 기무사령관 등은 모두 윤 장관이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했다. 윤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다.

윤 장관 체제가 굳혀지기까지는 진통도 있었다. 지난해 북한 경비함의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 때 우리 군 당국의 보고 누락 사건으로 합참과 해군이 위기에 몰렸다.

육군은 장성 진급비리 의혹 사건으로 육군본부가 창군 이래 처음으로 군 검찰의 수사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이날 윤 장관은 앞으로 분기마다 계룡대를 방문해 3군 참모총장과 정책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는 윤 장관이 계룡대를 수시로 점검, 지휘권을 확립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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