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원빈 성수동 입성기…요즘 뜨는 동네, 빌딩주 됐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성중앙] 배우 원빈이 지난해 10월, 서울 성수동 건물을 매입했다. 강남과의 편리한 접근성,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그리고 서울숲이라는 환경적인 요인까지 갖춘 성수동은 사회적 기업과 문화 예술인들이 유입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들의 빌딩 투자는 서울 청담동이나 삼성동, 한남동 등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원빈이 성수동 서울숲 인근에 있는 건물을 매입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원빈이 산 건물 일대는 성수동의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분당선 서울숲역 4번 출구를 빠져나와 고급 주상 복합 아파트 한화갤러리아포레를 지나 성동구민종합체육센터를 끼고 도는 ㄷ자형 골목인데, 서울숲 골목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서울숲과 딱 붙어 있다.

2~3년 전부터 소셜 벤처(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창출한 수익을 사회 문제 해결에 쓰는 벤처 기업) 등 사회적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주택가가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성수동1가 주택가에는 커피숍, 스튜디오 같은 문화 공간, 휴게 음식점 등을 개장하기 위한 인테리어 공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본인 명의로 21억 건물 매입

원빈은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왕십리로)에 위치한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21억원에 매입했다. 성수동 갈비 골목 인근이며, 디자이너와 문화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몰려 있는 지역과 인접해 있다.

원빈은 본명인 김도진의 명의로 3.3㎡당 3400만원 시세로 거래했다. 현재 성수동1가 주변 시세는 상가형 주택의 경우 3000만~3500만원이다. 3.3㎡당 가격만 놓고 보면 비슷한 시기에 거래한 사람(2800만~3000만원)보다 비싸게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빈의 건물은 1991년에 준공되고 주변의 다른 건물은 1980년대 초반에 지어진 것을 감안하면 건물의 나이에 맞는 시세로 구입했다는 평가다.

재밌는 점은 프리랜서를 선언한 방송인 P씨와 배우 J씨 커플도 이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 말쯤 이들이 어떤 매물이 나와 있는지와 시세를 꼼꼼히 알아보고 갔다”면서 “특히 J씨 커플은 가게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가요계의 전설 I씨 역시 이곳의 건물주다. 이 관계자는 “I씨는 4년 전쯤 성수동 부동산이 들썩이기 이전에 매입했다”면서 “당시 3.3㎡당 2700만~2800만원에 거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류 배우 B씨의 소속사도 이곳 일대 건물을 알아보고 있는데, 물건이 없어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수동의 한 공인 중개소 관계자에 따르면 원빈은 이 지역에서 제대로 된 매물을 구하기 위해 꽤 오래전부터 알아봤다고 한다. 그러던 중 평소 친분이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이곳 건물을 매입했고, 그 디자이너의 소개로 원빈 역시 지금의 건물을 매입하게 됐다.

이 관계자는 “요즘 성수동이 핫하기도 하지만 원빈은 한적하고 단정하며 아기자기한 골목이 마음에 들어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래 주변 건물 3곳 중에 고민했는데 이곳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원빈이 선호하는 집의 스타일은 2년여 전에 이미 알려진 바 있다. 그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노부모에게 선물할 집을 건축가 곽희수에게 의뢰하면서 ‘실속 있는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던 것.

원빈은 당시 “할리우드 외관에 부뚜막 아궁이로 난방을 하는 집이었으면 좋겠다. 부모님이 편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옛날 고향집에 부뚜막 아궁이 방이 있었는데, 그런 공간이 있으면 부모님이 친근해하실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원빈의 이런 실용주의 마인드는 이번에도 적용된 듯하다. 그의 건물은 낡은 단독 주택과 다세대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한적한 동네에 위치해 있다. 쓰러질 것 같은 낡은 담벼락과 세월을 담은 주택들이 인상적이다.

서울숲에서 나오는 자연의 소리와 오래되고 고즈넉한 골목길 특유의 정감은 도시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최근 세련된 가게들까지 가세해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이 일대가 바로 서울숲 6길인데, 최근 들어 서울숲 2, 4, 6길로 둘러싸인 동네에서 벌어지는 변화들이 심상치 않다.

원빈이 매입한 성수동 건물에 가보니…

원빈은 평소 친분이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소개로 성수동 건물을 21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동 갈비 골목 근방에 있는 그의 건물은 낡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한적한 동네에 위치해 있었다.

쓰러질 것 같은 낡은 담벼락과 세월을 담은 주택들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서울숲에서 나오는 자연의 소리와 아담하고 고즈넉한 골목길 특유의 정감은 일본의 정돈된 골목길을 연상케 했다. 평소 실용적인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빈과 여러 모로 어울리는 동네인 듯하다.

여기에 강남과의 편리한 접근성,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그리고 서울숲이라는 환경적인 요인까지 갖췄으니, 당분간 성수동의 땅값은 점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활기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원빈이 구입한 건물 주변에는 비영리 단체와 사회적 기업이 모여 있다. 2012년 12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가 처음 이곳에 터를 잡았고, 이듬해 2월 서울그린트러스트가 들어왔다.

지난해 1월에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처럼 공정 무역을 하는 사회적 기업인 ‘더페어스토리’가 입주했고, 2월에는 ‘그린플러스’가 들어왔다. 그린플러스는 그린트러스트가 입주한 단독 주택 한쪽 면의 반지하 주차장을 리모델링해 농촌 생산품을 직거래로 판매하는 ‘오고가게’란 매장을 열었다. 그 결과 이 골목의 경관이 바뀌었다.

그린트러스트 등이 그려놓은 밑그림에 또 다른 시도를 하려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사회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 법인인 ‘루트임팩트’다. 루트임팩트가 만든 공동체 주택인 ‘디웰’은 지난해 11월 이곳에서 문을 열었다.

루트임팩트의 정경선 대표는 해군 장교로 입대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씨,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의 아들 박서원씨와 함께 종종 회자된다. 현대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의 외아들이다.

그가 운영하는 디웰 입주자들은 사회적 기업 대표, 디자이너 등 다채로운 직업의 20~30대들이다. 골목을 변화시킬 채비를 마친 셈이다. 그린트러스트부터 루트임팩트까지, 이들은 왜 성수동1가를 선택한 걸까. 전문가에 따르면 서울숲 때문이다.

서울이란 밀집 도시에서 서울숲과 같은 커다란 개방 공간은 무척이나 값진 자원이다. 북촌과 서촌이 낡은 한옥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 것처럼,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동네였던 성수동1가는 10년여 전 서울숲이 문을 열면서부터 잠재력을 갖게 됐다.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숲을 찾는 방문객은 한 해 평균 750만 명(하루 평균 2만1000명)에 이른다”며 “애초 물류 업체가 많이 모여 있을 정도로 강남과 동대문이 가까운 이 동네는 외부에서 방문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혁신을 일으키기에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유명 디자이너들도 자리 잡은 서울숲 옆 골목길

더페이지갤러리, 아뜰리에아키 같은 예술가 작업실이나 화랑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의 유명 갤러리를 포함해 예술가들이 성수동 골목골목에 자리를 잡으며 모여드는 중이다. 천편일률적인 강남을 벗어나고자 하는 수요와 지하철 교통 호재가 맞물렸다.

요즘 성수동은 일종의 소호 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자 당연히 집값도 부쩍 뛰었다. 지난 2006년 이 일대가 지구 단위 계획 지구로 지정된 이후 3.3㎡당 2700만원에서 변동이 없던 상가 주택 시세가 최근 3000만~3500만원까지 뛰었다.

서울숲이나 대로변에 바로 마주한 상가 주택의 경우는 5000만원까지도 시세가 형성돼 있다. 성수동1가의 한 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2013년까지만 해도 주춤하던 거래가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2013년에는 상가 주택 한 건이 거래됐는데 지난해와 올해 들어 6건이 계약이 성사됐다. 아예 원하는 주택을 서너 채 지목해두고 매물이 나오길 기다리는 투자자도 있다”고 전했다.

1 오래전부터 수제 구두 장인들이 모여들어 어느새 구두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성수동.

2 대림창고는 성수동을 단번에 핫플레이스로 만든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정미소였는데 한동안은 물건 보관 창고로 활용되다가 어느 순간엔가 패션 브랜드의 트렌디한 행사가 열리는 핫 플레이스로 변했다.

3 그림, 조명 등 아트 작업을 하는 김정한 작가의 작업실이자 갤러리 그리고 최근에는 촬영 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베란다 인더스트리얼.

핫한 동네 성수동은 지금…

근 1년 사이, 허름한 공장 지대였던 이곳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이면서 점차 이야깃거리가 피어나고 있다. 한때 서울 문래동이 예술가들의 마을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던 것처럼 이곳 역시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또 다른 예술 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문래동이 용접 관련 상점이 밀집되어 자신만의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있다면, 성수동은 봉제, 원단, 포장 가게 등의 인프라가 발달되어 제품 디자이너들의 마을로 성장하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서울숲이라는 운치 있는 풍경이 펼쳐져 있고, 다리만 건너면 강남 청담동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이곳엔 젊은 디자이너들이 모이고 있다. 그 영향으로 저마다의 콘셉트를 내세우는 카페, 밥집, 아틀리에 등도 연이어 생기며 지금, 성수동 문화는 새롭게 쓰이고 있다.

기획 여성중앙 정은혜, 사진 중앙포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