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의 한 대학교 학생들이 거리 한복판에서 속옷 바람으로 ‘단합모임’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이 대학 한 학과 학생들이 새 학기를 맞아 군복 차림으로 단합행사를 열면서 길거리에서 속옷 차림으로 노래 부르는 사진이 페이스북과 인터넷 사이트 등에 올라왔다. 학생들은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이었다. 사진에 나타난 모습은 대부분 군복 웃옷을 벗은 채 바지를 무릎아래까지 내려 속옷이 드러난 상태였다.
사진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일부 인터넷 이용자는 “진짜 안타깝다. 저런 걸 시키는 선배나, 하는 후배나···”라고 비난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19일 해당 학과 학생들이 예비군 훈련이 끝난 뒤 함께 저녁을 먹으며 술을 마셨고, 거리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흥에 겨워 옷을 벗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선후배가 모두 함께 속옷 차림으로 노래를 부른 것 일뿐 강압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학과장 회의를 소집해 논의한 결과 징계를 줄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고, 사후방지를 위해 면담과 지도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 측은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악·폐습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점에 대해 학우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를 강구할 것이고 해당과 뿐 아니라 모든 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 관리자는 이 사진을 게재하면서 ‘지잡대(지방 대학을 낮춰 부르는 말) 똥군기’라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재학생들은 “사범대가 있고, 대학병원도 있으며, 2018 겨울올림픽 경기장이 저희 학교에 만들어지면 그때 지잡대라 불리는 학교가 전국에 응원을 받고 있을 것”이며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관리자는 “어제 올린 사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찬호 기자 kabear@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