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보는 관절질환] 무릎 연골 손상, 줄기세포 치료로 효과 극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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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근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날씨가 풀리면서 등산이나 마라톤 등 야외활동으로 건강 챙기기에 부쩍 신경쓰는 사람이 많아졌다. 얼마 전 병원을 찾은 강모(57)씨도 마찬가지다. 강씨는 조기축구회에 가입했다. 그리고 주말마다 운동장을 찾아 공을 차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이 같은 다짐도 잠시, 첫 시합에서 외상을 당했다. 심한 통증은 걸을 때마다 그를 괴롭혔다. 강씨의 병명은 반월상연골파열. 그는 정형외과 전문의의 정밀진단과 치료로 관절내시경 시술을 받았다. 여기에 줄기세포 치료까지 더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반월상연골은 무릎관절 사이에 위치한 반달 모양의 물렁뼈다. 무릎에 전해오는 충격을 흡수해 관절연골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반월상연골은 점프, 급정거,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을 할 때 주로 손상된다. 농구·축구 등 거친 운동을 하다 다치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중·장년층은 노화로 인해 특별한 외상 없이도 연골이 쉽게 찢어질 수 있다.

반월상연골이 파열되면 통증과 함께 무릎이 붓는다. 동작도 제한적이어서 무릎을 끝까지 펼 수 없다. 또 움직일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고, 힘 없이 꺾이는 무력감이 나타난다. 연골은 한번 파열되면 자연 회복되거나 재생되기 어렵다. 또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급격히 진행된다.

증상이 경미하면 허벅지 근육 강화 운동, 물리치료, 약물치료로도 호전된다. 하지만 이는 파열된 연골을 봉합하는 근본 치료가 아니다. 방치하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파열된 연골에 의해 관절 표면이 마모되거나 손상돼 관절염이 심해질 수 있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퇴행성관절염이 동반되면 관절내시경 시술과 줄기세포 치료가 효과적이다.

관절내시경 시술은 무릎관절에 최소한의 절개를 하고 이곳으로 관절경을 삽입해 치료한다. 모니터 화면으로 찢어진 반월상연골을 직접 보면서 시술하므로 정확하다. 파열된 반월상연골 조각을 제거하고 찢어진 부분을 봉합한다. 관절내시경은 시술 후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된 부위에는 줄기세포를 주입한다. 줄기세포 치료는 일명 ‘만능 씨’ 역할을 하는 줄기세포를 손상된 무릎연골 부위에 주입해 연골 조직을 새롭게 생성시키는 것이 원리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사용하는 ‘자가골수줄기세포 치료’와 신생아의 태반에서 뽑은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가 있다. 치료의 관건은 ‘이식하는 줄기세포의 숫자’다. 개인이 보유한 개수가 한정돼 있고 나이가 들수록 숫자가 줄어 50세 이상 환자의 자가줄기세포 치료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신생아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는 비교적 손상이 큰 퇴행성관절염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 시간은 30분~1시간으로 짧고 절개 부위도 2~3㎝에 불과하다. 2~3일 입원해야 하고, 시술 후 6개월이 지난 뒤에는 무릎에 새로운 연골이 생성된다.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 있어도 예방만큼 좋은 것은 없다. 운동이나 야외활동 시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습관화해 관절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정근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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