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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부총리 "조건 갖춰지면 AIIB 참가 협의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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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소 부총리

일본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소 다로(麻生太<90CE>)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20일 기자회견에서 AIIB와 관련, “일본이 요구하는 조건(심사 기준의 투명화, 환경을 배려한 융자 실시 등)이 갖춰지면 AIIB 안으로 들어가 참가 협의를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을 이끌고 있는 일본은 그동안 AIIB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오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의 AIIB 참가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공정한 지배구조를 확립할 수 있는지, 채무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아 다른 채권자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여러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일본이) 참가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확대 해석을 차단했다. 이와 관련,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이웃인 한국과 일본, 아시아·태평양의 중요 국가인 호주가 이미 앞으로 관련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하는 결정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의 기획재정부가 AIIB에 참가하기 위해 지분 획득 문제 등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영준 외교부 양자경제국 심의관은 이날 “(중국이) 어제 최경환 장관이 한 ‘이달 31일까지 가입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갖고 저렇게 말한 것 같다. 내부 검토 중인 사안이고 중국 측에 외교 채널로 별도 입장을 전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교도(共同)통신은 20일 “아베 총리가 다음달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 측이 아베 총리에 대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초청 방침을 일본 정부 관리에게 전달했다. 시기는 다음달 29일에 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게 된다. 교도통신은 또 “아베 총리가 다음달 26일부터 5월 3일까지 8일간 워싱턴·보스턴·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등 4개 도시를 도는 이례적으로 긴 방미 일정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다음달 28일 열릴 예정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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